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동해(East Sea) 표기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공방이 뜨겁다. 버지니아한인회(회장 홍일송)가 지난달 22일부터 '미국 교과서 동해 표기로 바로잡기' 청원 서명운동을 펼치자 일본인들이 13일부터 "역사적으로 일본해(Sea of Japan)가 맞다"는 맞불 청원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한인회는 백악관 홈페이지 온라인 청원 코너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동해-우리 교과서 안의 잘못된 역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한인회는 "일본은 끔찍한 군사적 팽창주의를 통해 1928년 동해를 일본해로 바꿨다"며 "교실에서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서는 한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이달 5일 서명자가 2만5,000명을 넘어섰다. 규정상 청원이 올라온 뒤 한달 안에 서명자가 2만5,000명을 넘으면, 백악관은 청원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거나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고 느낀 탓인지, 일본도 13일 이 청원코너에 '일본해-우리는 아이들에게 정확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데 왜 바꿔야 하나'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서는 미시간주 트로이에 거주하는 나리히라라는 사람이 올렸다. 그는 청원서에서 "한국인들의 주장과 반대로 일본해는 원래부터 줄곧 일본해였다"며 "어린이들은 진정한 역사를 계속해서 배울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남한 사람들은 북한 공산주의자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고 60여년 전 한국전에서 피 흘린 미군들의 (고마움을 잊고)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글을 올린 지 나흘 만인 17일 오전(현지시간) 1,736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인 사회도 긴장하고 있다. 홍일송 회장은 "친일 동조세력의 교묘한 방해 공작으로 동해 표기 바로잡기 캠페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1일 백악관 청원서 서명이 마감되는데 더 많은 사람이 지지와 동참의사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백악관 홈페이지(http://wh.gov/Ryk)에 접속해 이름과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누구나 청원서 서명에 동참할 수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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