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세계 최고기록(비공인)을 보유하고 있는 제프리 무타이(31ㆍ케냐)의 올 런던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무타이는 17일(한국시간) 새벽에 열린 제116회 보스턴마라톤 20㎞지점까지 선두권을 형성했으나 이후 위 경련을 호소하며 뒤처지기 시작해 29㎞지점에선 선두그룹에 1분 이상 밀려나 결국 기권했다. 무타이는 이로써 지난해 11월 뉴욕마라톤에서 세운 공인기록(2시간5분5초)만으로 케냐 대표팀 선발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하지만 이는 케냐 국내랭킹 6위에 그쳐 적어도 기록순으로 보면 런던올림픽에서 무타이가 설 자리는 없다.
올림픽 대표는 2011년 1월~2012년 7월8일까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A기준기록(2시간15분00초) 통과자에 한해 각국에서 3명을 파견할 수 있다. 케냐 육상경기연맹은 22일 예정인 런던마라톤 결과를 보고 난 후 올림픽 대표팀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케냐 국적의 마라토너중 패트릭 마카우(27ㆍ2시간3분38초) 윌슨 킵상(30ㆍ2시간3분42초) 엠마뉴엘 무타이(28ㆍ2시간4분40초) 조나단 키플리모(24ㆍ2시간4분56초) 모제스 모솝(27ㆍ2시간5분3초) 등이 무타이에 앞서 있다.
무타이는 당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우승보다 2시간 4분대로 골인해 런던올림픽 출전티켓을 따내는데 주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으나 중도 하차로 고개를 떨궜다. 무타이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2시간3분2초로 골인,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IAAF는 돌연 보스턴 마라톤 코스의 표고차(146m)가 IAAF의 기준(42m)에 벗어난다며 공인기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레이스는 2004년 이후 최악의 폭염속에 치러졌다. 보스턴마라톤의 역대 평균 기온은 섭씨 12.8도.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남자부 출발총성이 울릴 당시 온도계는 22.8도를 가리켰다. 2시간여 후 골인지점은 26도를 넘어섰고 기온은 계속 치솟아 일반 마스터스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할 땐 29도를 위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대회 조직위측은 대회 전날 이상고온 현상이 예상돼 내년 대회 출전권을 약속하며 참가자들에게 출전포기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2만6,000여명의 참가자중 16%에 달하는 4,300명이 기권했다.
무더위 탓에 기록은 좋지 않았다. 지난해 시카고 마라톤 2위 웨슬리 코리(30ㆍ케냐)가 2시간12분40초로 남자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이는 1985년 이후 두 번째로 저조한 우승기록이다. 2007년 제111회 대회 땐 돌풍과 비바람으로 2시간14분13초로 챔피언이 탄생했다. 코리는 2위 레비 마테보(23ㆍ케냐ㆍ2시간13분6초)와 막판까지 접전을 펼치다가 1.6㎞를 남겨놓고 역전에 성공했다. 여자부에서는 샤론 체로프(28ㆍ케냐)가 2시간31분50초로 우승했다. 코리와 체로프는 우승상금으로 각각 15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받았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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