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서방 주요국은 지난해 경기 침체로 군사비 지출을 줄였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오히려 큰 폭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의 2011년 군사비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지출된 군사비는 1조 7,380억달러(1,982조원)로 전년보다 0.3% 늘었다.
SIPRI는 “통계상 오차 등을 감안하면 군사비 지출은 사실상 동결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13년 연속 계속돼온 군사비 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부동의 1위인 미국은 2010년보다 1.2% 감소한 7,110억 달러(810조원)를 군사비로 써 전세계 지출의 41%를 차지했다. 미국 군사비가 줄어든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2위 중국은 1,430억 달러(163조원)로 전년보다 6.7% 늘었다.
SIPRI는 “중국이 군인 처우를 개선하는 동시에 군사 기술을 현대화하는데 많은 돈을 들였다”며 “그러나 아직 미국에 비해 무기 기술은 한두 세대 뒤쳐진다”고 평가했다.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나라는 러시아다. 2010년 5위를 기록했던 러시아는 전년보다 9.3% 증가한 719억 달러(82조원)를 군사비로 지출, 감소세를 보인 4위 영국(627억 달러)과 5위 프랑스(625억 달러)를 제쳤다. 러시아는 지난해 시작된 군 현대화 10개년 계획에 23조 루블(887조원)을 투자할 예정이어서 앞으로도 3위 자리를 굳게 지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SIPRI는 “러시아 산업 성장이 야심 찬 국방 계획을 뒷받침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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