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비박(非朴) 진영 대선주자들에게 4월은 '고심의 계절'이 됐다. 152석 획득이란 새누리당의 총선 성적표는 오히려 이들을 당내 역학구도에서 열악한 정치 지대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이들 중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맞서 대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비박 주자는 정몽준 전 대표 정도다. 당내 지기 기반이 약화되긴 했지만 서울에서 야당 후보를 6%포인트 이상 격차로 누르고 당선된 정 전 대표 측은 두 가지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첨예한 대선전일수록 새누리당의 수도권 성적표로는 안 되고, 대세론은 공허한 만큼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전 대표는 내주쯤 당 안팎의 유력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 주자인 정운찬 전 총리는 대선 출마 의지를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주변에선 그의 대선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 전 총리도 언론 인터뷰에서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준비는 다 돼 있다"고 말했다. 총선 직전에도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했던 각계 인사들과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대선 출마 여부를 포함해 여러 선택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 측근은 "예상 밖의 총선 결과가 나온 만큼 정치를 할 것인지, 행정을 할 것인지에 대해 주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대선 출마를 포기했느냐'는 질문에 "포기하지 않았다. 고심 중"이라고 대답했다.
이재오 의원은 본인이 대선후보 경선에 직접 나서는 방안과 비박계의 다른 대선주자에 힘을 실어주는 방안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도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김 의원 측은 대선 출마에 대해 손사래를 치지만 정치 지형이 바뀔 경우 출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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