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해리포터> 이야기처럼 어디서나 통하는 보편적인 스토리와 흥을 즐기는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 때문입니다." 해리포터>
최근 <문화콘텐츠와 이야기담론> 이란 책을 낸 박태상(57)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교수는 아랍권, 중남미권 문화의 사람들까지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K팝에 열광하는 이유를 이런 식으로 설명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한류 열풍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박 교수는 1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세 침략을 여러 번 받은 고난과 핍박의 역사 속에서도 일본이나 중국인들보다 오히려 더 낙천적인 성향이 있다"며 "한류 문화콘텐츠 인기의 바탕엔 한을 흥으로 승화시키는 한국인들의 전통적인 정서가 깔려 있음을 밝히고 싶었다"고 했다. 문화콘텐츠와>
그는 우선 소녀시대, 카라, 2PM 등 K팝 그룹의 사례를 들었다. "K팝 열풍 초창기엔 'K팝이 결국 미국 팝 문화를 따라한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잖아요.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리 조상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춤을 추면서 극복했거든요.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망하지 않는 민족성을 엿볼 수 있죠. K팝의 인기를 우리 민족 특유의 집단 가무의식이 세계 시장에서 공감을 얻은 결과라고 해석하는 이유입니다."
그는 또 "사물놀이나 난타 같은 원조 한류 열풍의 기저에도 '강강술래'나 '쾌지나 칭칭나네' 같은 집단 가무의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영화 '방자전', '전우치', '황진이'나 드라마'해를 품은 달' '공주의 남자' 등의 흥행도 "고전소설 같은 원형콘텐츠를 잘 활용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종서의 아들과 수양대군의 딸이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공주의 남자'의 기본 서사 구조는 조선시대 소설 서유영의 <금계필담> 에 나오는 설정과 똑같아요. <로미오와 줄리엣> 처럼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스토리를 뼈대로 우리나라의 전통적 문화 요소를 다양하게 반영한 훌륭한 콘텐츠였던거죠." 로미오와> 금계필담>
박 교수가 판단하는 지속가능한 한류의 전제조건은 두 가지.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기반으로 얼마나 독창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느냐의 여부가 문화강국의 잣대가 될 겁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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