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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여전한 규제 장벽" 국내기업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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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여전한 규제 장벽" 국내기업 속앓이

입력
2012.04.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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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증권시장이 개장하자마자 CJ오쇼핑 주가는 하한가로 치달았다. 지난주 말 중국에서 전해진 지분 처분소식 때문이었다.

CJ오쇼핑은 활발한 중국 내 홈쇼핑 사업 덕에 '중국내수확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상황. 대체 이 회사는 중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CJ오쇼핑은 지난 2004년4월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과 각각 49 대 51의 지분으로 상하이동방희걸상무유한공사(동방CJ)란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만해도 중국은 홈쇼핑비즈니스가 불모지나 다름없던 터여서, CJ의 중국 내 사업에는 걸림돌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당국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홈쇼핑에 대한 외국인 투자규제를 신설함에 따라 CJ오쇼핑측은 지분을 계속 낮춰가야 했다. 2009년 중국 내 24시간 방송허가를 이유로 지분을 30%로 줄였고, 2010년에는 다른 지방으로 확대를 위해 26.8%로 축소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CJ오쇼핑은 동방CJ지분 11%를 4,300만달러에 매각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CJ오쇼핑의 지분은 15.84% 밖에 남지 않게 됐다. 동방CJ은 향후 2~3년 내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이 경우 신주 발행으로 인해 CJ오쇼핑의 지분은 더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CJ오쇼핑 측은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해외 유통자회사에 상품을 공급하는 자회사 CJ IMC에 투자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방송으로 분류돼 각종 규제가 많은 홈쇼핑 사업보다 규제가 적은 상품공급사업을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중국 측 파트너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외국자본 비율을 낮추기 위해 매각을 요구했다"는 설이 더 설득력 있게 퍼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재 방송 통신 등 기간산업 상장 시 외국인 지분비율이 낮아야만 정부가 IPO 승인을 해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업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처음엔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들어갔다가, 사업이 잘된다 싶으면 중국 정부가 하나 둘씩 법적 제한을 만들기 시작해 결국은 '빈손'으로 나올 수도 있다는 것. 그 동안 동방CJ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유통업체가 거둔 유일한 성공사례였는데, 이마저도 중국정부의 규제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게 된 것에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홈쇼핑업체인 GS샵도 2005년 중국 방송채널의 일부 시간을 임대해 사업을 하다가, 중국정부가 '홈쇼핑 채널은 정부허가를 받은 사업자만 운영해야 한다'고 정책을 바꾸면서 결국 5년 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이 중국에 진출해 상하이 등지에서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고, GS샵도 최근 중국 기업과 합작 형태로 다시 진출했으나 현재 손익분기점을 넘긴 채널은 동방CJ 외에 없다.

정미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 내수가 확장될 것이라고 보고 최고 수혜주로 CJ오쇼핑을 추천해 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충격"이라면서 "확실히 중국사업은 경기 보다도 법적 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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