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신계륜(57) 국회의원 당선자는 16일 "당내에서 친노(親盧)그룹과 비노(非盧)그룹으로 나뉘어 '난 잘못이 없다'면서 상대 공격만 하면 국민이 눈살을 찌푸린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을에서 당선돼 4선 의원으로 여의도에 복귀하게 되는 신 당선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 최고위원들의 면면을 봐라. 모두 이번 공천에 책임이 없느냐"며 한명숙 대표 사퇴 이후 당내 갈등을 비판했다.
신 당선자는 당의 노선에 대해 "민주당은 통합진보당과 왜 다른지를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에서 운동권 출신 좌장으로 불렸지만 2006년 정치자금 수수 사건에 휘말려 의원직을 상실한 뒤 6년 만에 권토중래에 성공했다. 통합민주당 사무총장, 노무현 대통령당선자 비서실장 등을 지낸 신 당선자는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_총선 패배 책임을 놓고 친노그룹과 비노그룹이 대립하고 있는데.
"균형감을 찾는 게 절실하다. 대표대행 체제가 되든 비상대책위 체제가 되든 모든 최고위원들 에게 똑같이 책임이 있다. 서로 겸손하게 내가 잘못했다고 해야 국민들이 이해한다. 가령 나는 친노인가? 운동권 출신 좌장이었고, 출신 지역은 호남이다. 서로 융합될 수 있는데도 정치 공세로 풀면 안 된다."
_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대세론이 총선을 통해 강화됐다. 민주당의 향후 전략은.
"지금 당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도 있지만 총선 당선자 중 새로운 사람들을 주목해 봐야 한다. 내 눈에는 보석들이 보인다. 축구선수 11명이 뛰는데 저쪽은 박근혜란 톱스타밖에 없다. 저쪽은 톱스타가 컨디션 나쁘면 끝이다. 그러나 우리는 공정한 룰을 갖고 국민 앞에서 여러 선수가 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_야권의 기존 대선주자들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노무현_정몽준 후보 단일화와 같은 수순을 밟게 되는가.
"당이 개방적으로 변해야 하는데, 안 원장의 생각은 더 중요하다. 안 원장은 지금 망설이는 것 같다. 뭐가 좋을지 본인도 잘 모를 것이다. 시간은 충분하다. 2002년 대선 전에도 이회창 후보가 4년 5개월 동안 1등을 하다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로 2등이 됐다. 남은 8개월 동안 역전 의 기회가 두 번 정도는 올 수 있다. 야권 후보 확정하는 순간과 새누리당 후보가 확정되는 순간이 그런 때가 될 수 있다."
_당의 정체성과 노선은 어떻게 설정하는 게 바람직한가.
"집권을 앞둔 공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혼란을 준 것은 굉장히 잘못했다. 불안하고 안정성이 없다. 야권연대와 관련해 공조하는 부분만 말했지 왜 다른지는 얘기하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통합진보당과 우리가 왜 다른지를 지금 말해야 한다."
_당 대표나 원내대표에 도전할 생각은.
"원내대표나 당 대표에 도전하더라도 대선을 어떻게 치르는지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 상황이 너무 엄중하므로 계파적 시각에서 볼 게 아니다. 대선 길목에서 목숨을 다해 역할을 할 것이다."
_선거 막판에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이 터졌는데.
"한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났는데 대선을 보면 낙담할 상황은 아니다. 여야 1대1 구도를 만들었다. 부산∙경남 의석수는 적었지만 당 지지율이 올라 외연을 넓혔다. 한 대표가 김용민 후보 사퇴를 권유했지만 이미 늦었다. 그때 사퇴시켰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만큼 (유권자들의) 분노가 컸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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