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실종 8일 만에 해운대구 좌동 대천공원 호수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여대생 문모(21)씨 사건과 관련, 사고원인을 자살이 아닌 실족에 의한 사고사로 16일 결론 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사고 추정일인 지난 4일 지인과 문자메시지로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았고, 사고 직전 2년 만기 적금에 가입했다. 평소 작성한 다이어리에도 진학, 다이어트 등 평범한 고민 외에 자살 동기가 될 만한 특이한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문씨는 최근 다이어트를 위해 체중조절 약품을 복용하고 있었고 지난달 27일에는 병원 접수대에서 계산을 하다 실신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일 현장에는 강풍 탓에 나뭇가지가 부러질 정도였다"며 "과거 문씨가 눈 내리는 풍경을 찍기 위해 친척 집 난간에 매달린 적이 있었다는 유족 진술을 볼 때 다이어트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돌출 행동을 하다 갑자기 물에 빠져 혼절,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씨가 호숫가에 설치된 1.2m 펜스를 스스로 넘을 만한 이유가 무엇이었냐는 점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또 사고 발생 후 3번이나 휴대폰 위치 추적 결과가 통보된 것도 풀리지 않는 숙제다. 경찰은 이에 대해"이전에도 펜스를 넘어가 놀다 관리원의 제지를 받은 젊은이들이 있었다"며 "휴대폰 위치 추적의 경우 기계 오류 탓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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