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42)씨가 일제강점기 종군위안부 피해자를 창녀에 빗대 표현한 과거 발언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김씨는 16일 이 발언이 알려진 후 비난이 빗발치자 방송 하차를 선언하고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된 발언은 김씨가 2002년 인터넷방송 '김구라와 황봉알의 시사대담'을 진행하면서 나왔다. 김씨는 당시 경찰의 성매매업소 단속에 반발한 성매매 여성 80여명이 전세버스를 타고 국가인권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진정서를 제출한 소식을 언급하며 "창녀들이 전세버스 두 대에 나눠 타는 거는 예전에 정신대라든지 이런, 참 오랜만에 보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날 인터넷에 음성파일로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격분을 샀다. 네티즌들은 "과거의 일이지만 좌시할 문제가 아니다" "기본 인격이 의심스럽다"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발언 시점도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 희생자인 종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놓고 한일 간에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던 때여서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 극우파가 위안부 피해자와 성매매 여성을 동일시하는 논리와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앞서 김씨는 2004년 인터넷방송에서도 '나는 꼼수다'패널이자 야권 후보로 총선에 출마했던 김용민씨와 함께 노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4ㆍ11 총선 막바지에 공개돼 선거판세에 영향을 미쳤다. 그는 무명 시절 인터넷 방송에서 여성 연예인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발언 등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자 "먹고 살 길이 없었을 때 한 일"이라고 공개 사과한 적도 있다.
김씨는 이날 KBS '불후의 명곡2', SBS '붕어빵', tvN '화성인 바이러스'등의 제작진에 하차의사를 전했다. 김씨는 tvN과의 인터뷰에서 "10여년 전 일이라 기억은 안나지만, 나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인터넷 방송을 하다가 발탁돼 공중파로 접어들었는데, (과거 막말들에 대해) 하루도 마음이 편한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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