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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태평양 횡단비행 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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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태평양 횡단비행 40주년

입력
2012.04.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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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4월 19일 대한민국의 여객기가 처음으로 태평양을 건넜다. 오후 5시 19분 김포공항을 이륙한 KE002 제트기(B707)가 하와이 호놀룰루를 경유해 같은 날짜 오후 6시 1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에 도착했다. 국내 모든 신문은 '대한항공 여객기, 태평양 횡단 첫 성공!'이라는 제목 아래 수많은 교민들이 LA공항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는 모습을 보도했다. 불과 40년 전의 상황이니 압축성장의 단면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 정부 수립 직후 1948년 10월 민간자본으로 대한국민항공사(KNA)가 설립됐다. 프로펠러기(D-3) 3대를 보유한 KNA는 각각의 이름을 창랑(滄浪), 만송(晩松), 우남(雩南)으로 지었는데, 국무총리 장택상, 국회의장 이기붕, 대통령 이승만의 아호를 붙였다. 당시 민간항공사의 처지를 짐작할 만하다. 6ㆍ25전쟁 이후 도산에 직면했던 KNA는 1962년 설립된 국영 대한항공공사로 흡수됐다. 국영기업의 한계를 극복할 목적으로 1969년 대한항공(KAL)으로 민영화했다.

■ 항공여객 산업의 전환점은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의 확대다. 첫 조치는 50세 이상, 1년간 200만원 이상 은행 예치를 전제로 연간 1회 해외관광을 허용한 것으로 1983년이었다. 86아시안게임 이듬해부터 45세 이상으로 완화했고,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35~30세로 순차적으로 낮추었다. 고교생과 대학생은 1995년부터, 모든 국민에게 완전한 여행자유가 허용된 것은 1999년부터였다. 항공기와 기내식이 일반화한 기간은 불과 10여 년 정도인 셈이다.

■ 태평양 횡단 40주년, 여행자유화 1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해외여행은 놀랄 만큼 일반화했고 항공사의 발전도 눈부실 정도다. 특수 신분의 승객들만 이용하던 항공기는 이미 전 국민의 소중한 날개가 되었다. 대한항공은 88서울올림픽 직후 첫 여객기를 띄운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이미 세계적 항공사로서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안전성을 최대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 신뢰를 주고 있다. '안전비행 40년'을 기념하는 날을 기다린다.

정병진 수석논설위원 bj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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