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충무로의 봄 '살내음' 물씬/ 할머니도 여고생도 유혹적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충무로의 봄 '살내음' 물씬/ 할머니도 여고생도 유혹적이다

입력
2012.04.16 12:10
0 0

지난 11일 개봉한 '간기남'은 간통사건 전문 형사가 정직 중 용돈벌이를 위해 간통 현장을 덮쳤다가 살인 누명을 쓰게 된 내용을 담고 있다. 여주인공 박시연의 과감한 노출과 진한 침실 장면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제목은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의 줄인 말. 코믹 스릴러를 표방하면서도 노골적으로 성을 앞세운 영화임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에로틱한 분위기를 지닌 충무로 영화는 '간기남'뿐이 아니다. 26일 극장가에 첫 선을 보이는 '은교'와 내달 24일 개봉 예정인 '돈의 맛', 6월 7일 극장을 찾는 '후궁: 제왕이 첩' 등이 살 내음을 스크린에서 풍길 예정이다. 바야흐로 봄 극장가는 살색으로 물들 태세다.

벗기되 품격 있게…

소설가 박범신의 동명 소설을 옮긴 '은교'는 한 여고생을 둘러싼 노 시인(박해일)과 그의 제자(김무열)의 삼각관계를 그린다. 시인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는 여고생을 향한 두 남자의 육체적 탐닉이 파격적으로 묘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돈의 맛'은 재벌가의 비밀스런 사생활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재벌 여회장(윤여정)과 그녀의 뒷일을 봐주는 젊은 사내(김강우)의 뒤틀린 관계를 지렛대로 황금만능주의에 물든 한국사회의 현재를 들춘다. 재벌 여회장과 젊은 남자의 침실 장면이 담긴 예고편만으로도 벌써 화제를 뿌리고 있다.

'후궁: 제왕의 첩'은 조선시대 궁중 권력다툼에 뒤얽힌 세 남녀의 사연을 담은 사극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노출이 등장한다는 소문이 충무로에 파다하다. 이 영화에 출연한 한 배우는 "리허설 뒤 촬영에 들어갔는데도 단역배우들이 실제 노출에 깜짝 놀라 엔지가 날 정도였다"고 전했다.

'은교'는 '해피 엔드'(1999)로 재능을 인정 받은 정지우 감독의 신작이다. '돈의 맛'은 '바람난 가족'과 '하녀' 등 도발적인 내용을 세련된 영상으로 선보여 왔던 임상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후궁: 제왕의 첩'은 '번지 점프를 하다'와 '혈의 누' 등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 받은 김대승 감독이 메가폰을 쥐었다. 세 영화 모두 에로틱한 장면을 담고 있으나 무조건적으로 벗기기에 치중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주체할 수 없는 욕망과 그에 따른 파국을 품격 있는 화면으로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살아난 부가판권 시장 무시 못해

과감한 성 묘사를 담고 있는 영화들의 잇따른 개봉은 최근 충무로의 흥행 기류와 무관치 않다. 전도연과 이정재의 침실장면이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던 '하녀'와 에로 사극의 부활을 알린 '방자전'의 흥행 성공이 이들 영화의 제작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급속히 되살아나고 있는 부가판권시장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보고서 '2011년 한국영화 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VOD 한국영화 순위 7,9위에 '두 여자'와 '쌍화점'이 올랐다. 외국영화 순위에선 극장에서 흥행 참패한 '옥보단 3D'가 3위에 올랐고, 2007년 개봉한 '색계'가 5위를 차지했다. 부가판권시장에서 '야한 영화'들의 저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특히 부가판권시장의 최강자로 급부상한 IPTV(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한 텔레비전)는 야한 영화들의 든든한 후원자다. 2010년 개봉했던 '방자전'은 지난해 IPTV에서만 34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녀'도 IPTV에서 짭짤한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김혜선의 노출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완벽한 파트너'는 IPTV를 통해 극장 수입의 3~4배 가량을 더 벌어들이며 손실을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교'와 돈의 맛' '후궁: 제왕의 첩'을 투자배급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이진훈 투자제작팀장은 "과감하게 성을 다루는 세 영화들에 부가판권 관련 회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