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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이윽고 머릿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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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의 詩로 여는 아침] 이윽고 머릿속에

입력
2012.04.1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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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머릿속에 푸른 바람이 불고 잔모래가 날릴 때까지 그는 걸었다 마을과 숲과 바다를 지나 그가 서 있는 곳을 그는 확인할 수 없었다 어쩌면 가족들이 살고 있는 집 근처인지도 몰랐다 아무래도 좋았다

거기 얼마나 서 있어야 할지 몰랐다

애가 끓었다,

난로 위의 물주전자처럼

● 의자가 필요해요. 아니 필요 없어요. 그냥 주저앉아 버리고 싶어요. 무언가 내 머릿속에 푸른 바람이 불었고 그래서 무작정 걷게 되었고 걷고 있는 곳이 어딘지 몰랐고 그렇지만 아무래도 좋았고. 걷고 걸어서 결국 섰는데 도대체 얼마만큼 온 것이고 여기 얼마나 더 서 있어야 하는 것인지…. 매혹된 영혼에 대한 시가 분명합니다. 화가는 얼마나 더 그려야 꿈꾸는 그림이 나올까 캔버스 앞에서 애가 끓습니다. 냉철한 철학자는 안 그런가요? 얼마나 더 생각해야 위대한 사유에 가 닿을 수 있을까, 애가 끓어요. 가수도, 댄서도, 혁명가도, 물론 사랑에 빠진 이도. 꿈꾸는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모두 난로 위의 물주전자처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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