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보다 더 낮게 내려 잡았다. 3%대 성장률이 2년 연속 이어지는 것은 물론 작년보다도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다 3%대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실제 현 정부 5년간 평균 성장률은 3.2%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한은은 16일 ‘2012년 경제전망(수정)’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2월 전망치(3.7%)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으로, 작년 성장률(3.6%)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소비와 투자 전망 모두 4개월 전보다 뒷걸음질했다. 민간소비 증가율(2.8%)은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이 악화해 종전 전망치(3.2%)보다 낮아졌고, 수출 증가율(4.8%) 역시 유로지역 경기 부진 등으로 당초 전망(5.0%)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수출 증가율은 작년 실적치(10.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그래도 경기 흐름 상으로 보면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하나마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작년 4분기 0.3%에서 올 상반기는 1% 내외, 하반기는 1%대 초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내년에는 성장률이 4%대에 재진입(4.2%)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갈수록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게다가 곳곳에 불확실성이 도사리고 있다. 한은은 “작년 12월 전망에 비해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유로지역 재정위기, 유가 급등 등 하방 리스크가 더 우세하다”며 “전망치보다 실제 성장률이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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