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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후보자들 생각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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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후보자들 생각 들어보니…

입력
2012.04.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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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친(親)정부 성향의 비둘기파(온건파) 위주로 새롭게 진용이 갖춰지면서(본보 4월 14일자 15면)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한은 집행부(김중수 총재, 박원식 부총재)조차도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중요시하는 입장이라, 향후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이 물가보다 성장 쪽으로 크게 기울 공산이 커 보인다.

한국일보는 15일 4명의 신임 금통위원 후보자 중 문우식 서울대 교수, 정순원 삼천리 고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중앙은행과 금통위원 역할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이번에 함께 추천된 하성근 후보자(연세대 교수)는 "중앙은행은 경제 전체를 보는 거시경제에 대한 안목과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고, 정해방 후보자(전 기획예산처 차관)는 "대통령이 정식 임명하기 전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정책자문단 일원이었던 문 후보자가 강조한 것은 중앙은행의 책임성이었다. 그는 "한은은 독립성보다 책임성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정부와의 협조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MB정부 대선캠프 출신이다. 정부 편향적일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답하기가 참 곤란하다. 정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정부 쪽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싶다. 그게 친정부라면 친정부일 수도 있겠다."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추천했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할 당시 같이 일한 적이 있다."

- 한국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견해는.

"독립성보다는 어카운터빌리티(accountability), 즉 책임성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권리만이 아니라 의무를 같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은 두 말할 것 없이 필요하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도 져야 한다."

- 통화정책에서 정부와의 관계는.

"정부와의 협조는 필요하다. 협조를 한다고 의견이 항상 같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와 정책이 일치하지 않을 때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 성장과 물가,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보나.

"예민한 문제라 지금 언급하기는 부담된다."

- 향후 금통위원으로서 가장 역점을 둘 역할은.

"이제 통화정책을 국내에서만 펼치긴 어렵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는 금리를 낮추면 돈이 빠져나가 통화정책이 무용화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제금융 분야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주어진 역할이 아닐까 싶다."

현대자동차 사장 등을 지내 '현대맨'으로 통하는 정순원 후보자는 재계 출신 최초로 금통위원 자리에 오르게 된 인물. 그는 "산업적인 관점에서 통화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업인 출신 금통위원이라 전문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다.

"30여년 직장 생활 중 20년을 연구소(현대경제연구원)에서 보내면서 통화정책을 많이 다뤄봤다. 경제학자로서 박사 학위도 받았고, 학교 강의도 꽤 오래 했다. 사실 기업 경영을 한 것은 10년밖에 안 됐다."

- 아무래도 친기업적인 통화정책을 펼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는 너무 이론에 치중해 있는 것이 문제다. 실물도 보고 이론도 보고 양쪽을 봐야 통화정책도 제대로 펼칠 수 있다."

- 그렇다면 성장과 물가,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가.

"그 문제는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좀 더 생각이 필요하다. 다만, 실용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려고 한다."

- 현대 출신이라서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무런 관계가 없다."

- 향후 금통위원으로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둘 계획인가.

"장점을 살려서 산업적인 측면에서, 또 실물경제의 관점에서 통화정책에 접근하려고 한다. 어떤 것이든 관점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특히 금리정책이라는 종합적인 예술이 잘 펼쳐질 수 있도록 여러 관점에서 보는 것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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