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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 돕는 송방주씨 "이른둥이 아픔, 이른둥이가 더 잘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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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 돕는 송방주씨 "이른둥이 아픔, 이른둥이가 더 잘 알지요"

입력
2012.04.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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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8주 만에 몸무게 1.04kg으로 태어난 하은이는 네 살이 됐는데도 이른둥이(미숙아) 후유증으로 다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해 보조기구에 종일 앉아 있었어요. 그 어린 아이가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두꺼운 안경을 쓰고 있더라고요. 같은 이른둥이로서 이른둥이의 아픔을 새삼 깨닫게 됐죠."

지난 1월부터 아름다운재단의 '이른둥이 재활치료비 지원사업'에 월 2만원씩 기부를 시작한 송방주(28)씨는 이른둥이를 돕는 이른둥이다. 그 역시 임신 8개월째 2.16kg의 여린 몸으로 세상에 나왔다. 다행히 인큐베이터를 나온 후에도 큰 탈 없이 자라와 스스로 "양호한 이른둥이"라고 말하는 그가 저소득 가정의 이른둥이들을 돕게 된 것은 지난해 말 참가한 아름다운재단의 '희망산타' 행사 자원봉사를 통해서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 복장으로 찾아간 경기 부천의 한 가정에서 뇌병변 1급, 시각장애 2급을 앓고 있는 이른둥이 송하은양을 만났다. 몸무게 1kg을 겨우 넘겨 태어난 기적같은 생명이지만 하은이는 지금까지 마음껏 뛰어놀지도, 세상을 환히 보지도 못했을 것이란 생각에 그는 마음이 아팠다.

"앞으로 10년 정도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으면 걸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지만, 4남매가 있는 송양 가족에게는 하은이에게 매달 들어가는 80여만원의 치료비가 만만치 않아 보였어요. 돈 때문에 하은이의 희망이 사라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송씨가 기부를 시작한 이른둥이 재활치료비 지원사업은 아름다운재단이 이른둥이 자녀가 있는 최저생계비 200% 이내 저소득 가정에 1년에 두 차례 150만원씩 치료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장기가 채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난 이른둥이들은 인큐베이터에 머무는 출생 초기 뇌 망막 심장 폐 등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 장기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미미했기 때문에 민간 차원의 지원사업으로 시작한 것이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최소한 출발선은 같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말한 데 공감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환경 때문에 다른 출발선에 서야 하는 불공평한 상황이 개선됐으면 하는 게 제가 기부를 하는 이유입니다."

2009년 취직한 후부터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 사회적 약자, 내부고발자 지원 기금에도 매달 2만원씩 기부하고 있는 송씨는 "기부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제 돈이 조금이라도 도움 될 수 있는 곳에 쓰였으면 해요. 집안 사정 때문에 취직 전에는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는데, 기부를 시작하고는 빚을 갚는 기분입니다. 다들 생각은 있지만 한 걸음 내딛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어떤 나눔의 방법이 있는지 검색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저도 그렇게 했거든요."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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