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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필립스, 中과 판매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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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필립스, 中과 판매 동맹

입력
2012.04.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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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필립스는 한때 소니와 함께 세계TV시장을 양분했다. '유럽가전의 자존심'이라고도 불렸고, 5년 전만해도 세계 LCD시장 1위는 필립스였다.

하지만 소니가 그랬던 것처럼 필립스도 삼성전자에 무너졌다. 작년 세계TV시장 순위는 겨우 4위. 2007년 이후 TV 부문 손실은 무려 10억유로에 육박한다.

필립스가 더 이상의 추락을 막기 위해 마침내 히든 카드를 뽑아 들었다. 중국과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굴욕적이긴 하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필립스는 13~15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에서 열린 독일가전전시회(IFA) 사전 행사에서 이 같은 방안을 공개했다. 필립스측은 "이달부터 중국 영상기기업체인 TP비전이 전 세계 필립스TV 판매권을 갖는다"고 밝혔다.

필립스에 따르면 지난 2월 TP비전에 30% 지분을 투자했으며, 70%는 지분을 가진 TP비전이 필립스 브랜드를 사용해 전세계에 필립스TV 판매권한을 갖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자존심이 거대 시장 중국을 염두에 두고 사실상 중국 업체 그늘로 들어간 셈"이라고 평가했다.

TP비전은 홍콩과 싱가포르 증시 상장업체로, PC용 모니터시장 세계 1위였던 필립스의 모니터 사업을 인수해 이미 현재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필립스의 목표는 LCD, LED, 3D, 스마트TV 등 각 분야에서 세계 3위 안에 드는 것. 이 중에서도 특히 스마트TV에 주력할 계획이다. 마틴 디 브리 TP비전 사장은 "헝가리,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필립스 TV를 만들어 전세계 93개국에 판매할 것"이라며 "올해 나오는 필립스TV의 80% 이상이 스마트TV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마트TV는 현재 삼성전자 LG전자가 크게 앞서 있어 단기간 내 추격이 어려운 상황. 필립스는 특유의 오디오 기술과 결합을 통해 시장을 뚫는다는 구상이다.

필립스는 1982년 세계 최초로 컴팩트디스크(CD)를 개발했고 1992년 슈퍼오디오CD(SACD)도 처음 만들었을 만큼 오디오분야에 강점을 가진 회사. 삼성이나 LG가 오디오에 상대적 약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필립스로선 강점인 오디오기술을 접목시킬 경우 스마트TV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필립스는 이에 따라 '피델리오'브랜드로 통일한 각종 오디오 시스템을 스마트TV에 결합시킬 예정이다. 선 없는 무선 스피커와 헤드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꽂아서 들을 수 있는 무선 도킹시스템 등이 모두 필립스의 스마트TV와 연결된다. 여기에 자판이 결합된 리모컨도 선보이고, 대중화된 TV 응용 소프트웨어(앱)도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더불어 대량 납품 할 수 있는 병원용 TV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브리 사장은 "스마트TV로 게임과 사회관계형서비스(SNS) 관련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날로 증가할 것"이라며 "오디오가 필수기능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과거 지배력을 복원시킬 계획이라고"고 말했다.

두브로브니크(크로아티아)=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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