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FC는 지난 해 굴욕적인 시즌을 보냈다. 정규리그 30경기에서 승점 15점(3승 6무 21패)을 따내는데 그쳐,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승점 자판기'라는 치욕적인 별명도 붙었다. 안팎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김원동 대표와 최순호 감독이 시즌 도중 물러났고 신임 구단 사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일기도 했다.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강원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남종현 대표 체제가 자리를 잡았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했다. 대행 꼬리표를 떼어내고 정식 사령탑에 오른 김상호 감독은 "전 구단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승점 자판기'라는 오명을 벗겠다"고 다짐했다.
강원의 다부진 각오는 그라운드에서 차츰 실현되고 있다.
강원은 15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 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 3승 2무 2패(승점 11)를 기록해 8위로 뛰어 올랐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는 백중세였지만 마무리 능력에서 강원이 한 수 위였다. 까이끼와 조르단을 앞세운 경남의 공세가 전반 초반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선제골은 강원이 터트렸다.
경남 진영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시마다가 크로스를 올렸고 혼전 중 경남 수비수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김은중이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마무리했다. 경남은 후반 들어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최진한 경남 감독은 후반 6분 미드필더 윤일록을 빼고 장신 공격수 이재안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8분 조르단이 날린 회심의 슈팅이 왼쪽 골 포스트를 때리는데 그쳤다. 강원은 수세에 몰렸지만 후반 17분 역습 찬스에서 추가골을 뽑아내 한 걸음 더 달아났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시마다가 찔러 넣은 침투 패스를 골지역 왼쪽에서 정성민이 기막힌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강원은 이날 승리로 2010년 11월 3일 인천전(3-1) 이후 1년 5개월간 이어지던 원정 경기 무승(6무 14패) 사슬을 끊었고 2009년 창단 후 처음으로 경남을 꺾는 기쁨을 함께 누렸다. 결승골을 터트린 김은중은"원정을 가면 우리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밀렸는데 오늘은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 나섰다. 동계 훈련부터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서 벗어났다"며 승리의 감격을 밝혔다.
한편 광양에서는 종료 15분을 남기고 3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전남과 광주가 2-2로 비겼다. 상주는 인천과의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4일 열린 경기에서는 수원이 대구를 1-0으로 꺾고 6승 1무 1패(승점 19)로 단독 선두를 지켰고, 제주는 포항을 3-2로 누르고 승점 17로 2위를 달렸다.
창원=김정민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