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70여일 동안 조직폭력배를 특별단속해 175명을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63),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61) 등 거물급 조폭의 세가 약화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게 경찰의 자평이다. 경찰청은 2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조폭 특별단속을 벌여 881명을 검거하고 그 중 175명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경찰의 학교폭력 단속과 맞물려 중고생 일진이 연루된 폭력조직 검거 사례가 눈에 띈다. 강원 원주에서는 조폭 ‘신종로기획파’와 연계해 동급생 등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고 3,7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중학생 44명이 붙잡혔고, 경기 안성에서는 중고교 일진들에게 군고구마 장사를 시키는 등 약 2,000만원을 갈취한 ‘파라다이스파’ 조직원 53명이 검거됐다.
이번 단속 기간에 김태촌은 청부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다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고, 해외도피 중인 조양은은 금융권 대출 사기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촌은 병세가 가볍지 않고 조양은의 귀국도 쉽지 않아 사실상 범서방파, 양은이파 두 조직의 세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에 전방위 수사를 펼쳐 양대 조직을 와해시키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인천 장례식장 조폭 난동을 계기로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1차 조폭 단속을 벌여 1,060명을 붙잡아 140명을 구속한 바 있다. 경찰은 조폭들이 범죄 행위로 얻은 불법적인 수익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기소 전 몰수보전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앞으로 영세상인을 갈취하는 조폭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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