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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집트 대선 개입?

입력
2012.04.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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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이집트에서 유력 후보 3명이 자격을 박탈당했다. 하나 같이 미국이 당선을 껄끄러워하는 후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집트 대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마르 술레이만 전 부통령, 무슬림형제단의 카이라트 알 샤테르, 극보수 이슬람주의자 하젬 아부 이스마일 등 3명의 대선 출마를 금지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명목상 자격 박탈 사유는 선거법이 규정한 출마 요건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시절 정보총책을 지낸 술레이만은 "최소 15개주에서 3만명의 지지 서명을 받아야 한다"는 선거법을 충족하지 못했다. 알 샤테르의 경우 전과자는 6년이 지나야 출마가 가능하지만 테러 혐의로 복역한 후 지난해 3월에야 석방됐다. 이스마일은 어머니가 미국 시민권자로 최종 판명돼 후보 등록이 자동 말소됐다. 선관위는 이들 외에 7명의 후보 자격을 박탈해 대선 1차 투표에는 13명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술레이만과 알 샤테르, 이스마일이 지지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관위의 결정을 정치적 판단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스마일은 최근 여론조사서 지지율 2위를 기록했고 술레이만은 출마 의사 번복 이후 빠르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알 샤테르는 이집트 상ㆍ하원을 장악한 자유정의당(FJPㆍ무슬림형제단 기반)이 후원 세력이다. 로이터통신은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이슬람주의자, 세속 개혁주의자, 구 정권 잔존세력 간 알력 다툼으로 이집트 대선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3명은 미국이 집권을 꺼려하는 군부(술레이만)와 이슬람(알 샤테르, 이스마일) 세력을 대표한다. 이 때문에 선관위의 출마 금지 결정에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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