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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 이후/ 박근혜, 서울 표심 못 잡은 '대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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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총선 이후/ 박근혜, 서울 표심 못 잡은 '대세론'

입력
2012.04.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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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4ㆍ11 총선에서 불안한 승리를 거뒀다. 총선에선 이겼지만, 대선주자로서 결정적 약점들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우선 박 위원장은 대선 승리의 열쇠를 쥔 2030 세대와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유권자 사이에서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13일 "젊은 층 사이에서 반(反) 새누리당 정서가 워낙 강한 데다 복지, 미래, 평화, 소통 등 자신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박 위원장이 거리가 멀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박 위원장은 고졸 이하 학력자, 블루칼라와 농ㆍ림ㆍ어업 종사자들 사이에선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고학력자와 화이트칼라 등 이른바 여론 주도층을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성 유권자들의 낮은 지지 역시 박 위원장의 취약점"이라면서 "때문에 박 위원장이 수도권에서 김용민 후보의 막말을 직접 비판했음에도 별로 통하지 않았고, 여성 유권자 비율이 높은 영등포 등에서 새누리당이 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신뢰와 원칙'은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13일 총선 선거대책위 해단식에서 "약속은 부담으로 느낄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책임을 맡은 이상 반드시 해내야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면 우리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총선 공약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박 위원장의 모습은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와 합리적 성향을 가진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통하는 측면이 있지만, 박 위원장을 융통성이 없고 낡은 이미지로 비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선 '한번 믿은 사람만 계속 쓰는 인사 스타일과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콘텐츠도, 업적도 없다는 이미지' 등을 박 위원장의 허점으로 꼽는다.

박 위원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 역시 강점이자 약점이다. 50대 이상의 유권자들은 박 전 대통령 시대의 경제발전에 대한 향수 때문에 박 위원장의 절대적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충북을 싹쓸이한 것은 박 위원장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라는 것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과거'는 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3040세대에게는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장이 너무 빨리 대선 무대에 올라 이미 대세론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 강창희 국회의원 당선자는 13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대세론은 정말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조금 성과를 거뒀다고 안일해지거나 오만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이 앞으로 낮은 자세로 범보수 세력을 결집하고 중도세력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계속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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