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북한의 광명성 3호 로켓(은하 3호)이 발사 2분15초 만에 공중폭발한 것은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보다 크게 후퇴한 것이어서 실패 원인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켓실험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추진시스템 이상으로 로켓이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광명성 2호의 경우엔 발사로켓(은하2호)의 1,2,3단 추진체가 정상 분리됐고 2단 추진체가 발사장으로부터 3,846㎞ 지점까지 날아가는 등 상당한 기술적 성숙도를 보여주었다. 이번에 공개된 광명성 3호의 발사로켓은 외형상 은하 2호와 큰 차이가 없고 똑같이 노동미사일추진체 4개를 묶은 형태였음에도 참담한 실패를 거둔 것은 북한이 여전히 기술적 한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전문위원은 "2009년 단 분리 성공으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의 비행능력을 확보했다고 봤으나 이번 실패는 북한의 기술적 기반이 불안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로켓 제작설비 등 인프라가 허약, ICBM 개발까지는 극복해야할 과제가 여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발사에서는 로켓의 단 분리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발사 2분 15초 만에 로켓이 2개로 분리된 것을 단 분리가 아닌 폭발로 추정하고 있다. 발사 전문가들은 단 분리가 되지 않았다면 1단 추진체의 추진시스템 이상이, 단 분리가 이뤄졌다면 2단 추진체의 추진시스템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6년 발사한 지 30여초 만에 폭발했던 대포동 2호는 1단 발사체의 추진시스템 이상으로 추정됐다.
구체적으로 꼽히는 폭발 원인 중 하나는 연료나 산화재의 누출이다. 윤웅섭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연료와 산화제가 연소실로 이동할 때 누출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은 매우 고난도 기술"이라며 "질산 계통 산화제를 연료 탱크에 오래 둬 추진체 내부재(材)인 알루미늄이 부식돼 산화제가 노출되며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 연구본부장은 "음속으로 비행하는 로켓 연소실의 내부압력은 60기압에 달한다"며 "연소실로 들어가는 연료와 산화제의 양과 속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고압의 연소실이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료와 산화제를 이동시키는 터보 펌프가 고장나면 이 같은 일이 일어난다. 이 밖에 연소실 내부에서 정전기가 발생해 추진기관 내 전자장비 이상으로 폭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권세진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폭발시간으로 미뤄볼 때 2단 추진체의 추진기관에서 고장이 생겼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권 교수는 "발사 후 2분 15초라면 1단 추진체의 연소가 끝나 2단 추진체 점화가 이뤄지는 시점"이라며 "2단 추진체 점화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1단과 2단 사이 연결부분의 이상으로 폭발했을 가능성도 있다. 권 교수는 "단 분리 시점이 되면 1단 추진체와 상단 추진체 연결부분의 볼트가 폭발하는데, 폭발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추진체가 상승하다가 떨어지며 다시 연쇄 폭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일로 예상되던 발사일을 13일로 무리하게 앞당긴 것도 실패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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