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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열세 지역서 빛 발한 '인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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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열세 지역서 빛 발한 '인물론'

입력
2012.04.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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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선 A정당을 선택하는 대신 지역구 투표에선 B정당소속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교차 투표 지역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당수 나타났다. 대부분 여야의 간판급 후보가 출전한 곳으로 정치적 중량감에 근거한 이들 후보들의 개인기가 소속 정당의 지지율 열세라는 불리한 선거 구도를 극복한 동인으로 분석된다. 특정 정당 쏠림을 견제하려는 유권자들의 심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연대 바람이 불어 닥친 서울의 경우 전체 48개 선거구 중 7곳에서 정당 투표 우세 정당과 당선 후보 소속 정당이 일치하지 않았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당선된 동작구의 경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정당 투표(비례대표 투표) 득표율을 합하면 49.8%에 이른 반면 새누리당 득표율은 40.7%에 그쳤다. 하지만 정 전 대표는 보수진영이 절대 열세를 보인 이 곳에서 과반이 넘는 50.8%를 득표해 이계안 민주당 후보를 6.8%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승리했다. 정당 지지율에 비해 10.1%포인트를 더 확보한 것이다. 새누리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정 전 대표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이 두 야당에 비해 12%포인트 뒤진 은평구에서도 선거 구도 상으론 여당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개표 결과 이재오 후보는 은평을에서 야권단일 후보보다 1.1%포인트 더 얻어 신승을 거뒀다. 서대문구에서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정당 지지율 합계가 새누리당보다 10.7%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서대문을 지역구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쇄신파 대표 주자인 정두언 후보가 0.9%포인트 차로 당선됐다.

야권이 석권한 서울 동북권에서 유일하게 생환한 새누리당 이노근 후보(노원갑)도 정당 지지율 격차(9.7%포인트)에도 불구하고 5.9%포인트 차로 당선됐다.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역풍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 밀착형 의원인 새누리당 김용태 후보(양천을)와 구청장 출신인 같은 당 신동우 후보(강동갑)도 당 지지율 열세를 딛고 당선됐다.

반면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이 과반을 넘긴 부산에선 민주통합당 후보 2명이 교차 선택의 주인공이 됐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된 사상구에서는 정당 득표율에선 두 야당이 새누리당에 비해 0.4%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지역구 투표 결과는 문 후보는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를 11.2%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조경태 후보(사하을)도 정당 지지율 열세에도 불구하고 과반이 훨씬 넘는 득표율(58.2%)로 3선에 성공했다.

5선 의원이 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경기 수원병), 대전시장 출신인 같은 당 박성효 후보, 충북지사를 지낸 같은 당 정우택 후보 등도 소속 정당 득표율에선 밀렸지만 정치적 경륜 등을 무기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됐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인물 정보가 적은 지방의원 선거에선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이 선택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지만 후보 인지도가 높은 총선에선 지역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인물 비중이 주요 변수가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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