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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쉽고 재밌게" 유전학·수학도 '만화의 마법'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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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쉽고 재밌게" 유전학·수학도 '만화의 마법' 통했다

입력
2012.04.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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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은 DNA/글 마크 슐츠, 그림 잰더 캐넌, 케빈 캐넌ㆍ김명주 옮김/서해문집 발행ㆍ156쪽ㆍ1만900원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적분/글, 그림 래리 고닉ㆍ전영택 옮김/ 궁리 발행ㆍ256쪽ㆍ1만2,000원

타짜의 수학/이승철 지음/경문사 발행ㆍ360쪽ㆍ2만원

시간 때울 목적으로 낄낄대며 보는 책. 수년 전만 해도 만화는 이런 평가를 받았다. 그랬던 만화가 교양만화라는 형식으로 재미와 의미를 함께 담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영역도 꾸준히 넓히고 있는데, 최근 좀체 다루기 힘든 과학, 수학을 그린 만화책이 잇따라 나와 눈길을 끈다.

'글라갤 행성판 유전자 사용설명서'란 부제를 달고 나온 <해답은 dna> 는 유전과 DNA에 관한 입문서다. 글라갤 행성의 국왕 플루쉬 727호가 무성생식의 부작용인 유전병을 해결하기 위해 생물학자 블루트 183호를 지구에 파견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해삼처럼 생긴 블루트 183호는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DNA의 구조부터 복제까지 하나 둘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은 술술 잘 읽힌다. 적절한 만화를 배치해 이해를 도왔다. 가령 DNA와 유전자가 어떻게 다른지 헛갈리는 독자를 위해선 세포에서 한 단계씩 좁혀 들어가며 설명한다. 세포 안에는 핵이 있고, 핵 안에는 염색체가 있다. 염색체는 DNA로 이뤄졌으며 DNA는 다시 유전자들로 구분되는데, 각 유전자는 특정한 신체형질을 결정한다. 유전자는 네 개의 뉴클레오티드(아데닌, 구아닌, 티민, 시토신)로 구성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식이다.

DNA는 지구에 사는 동식물의 공통 조상이며, 사람의 유전자와 양조용 효모의 유전자가 31% 같고, 회충은 40%, 초파리는 50%, 생쥐는 85%, 침팬지는 98% 같다는 점도 흥미를 돋운다. 유전학을 다룬 책답게 돌연변이에 대한 오해도 짚고 넘어가는데, 저자는 돌연변이는 선도 악도 아니며 생물의 진화에 필요한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적분> 과 <타짜의 수학> 은 모두 수학과를 졸업한 사람이 지었다. 그래서인지 '수학은 딱딱한 학문'이란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는 만화도 여기에 한몫 했을 터. <…미적분>은 아이작 뉴턴이 미분을 생각하게 된 계기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함수, 적분, 적분의 활용 등으로 범위를 넓혀간다. <타짜의 수학> 은 허영만의 만화 '타짜'에 나오는 카드 게임으로 확률과 통계를 풀어냈다. 수학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생과 함께 카드 게임에서 항상 돈을 잃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책을 지었다는 저자의 소개부터가 톡톡 튄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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