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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인간 공자의 일생 짚어가면서 재구성한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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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 인간 공자의 일생 짚어가면서 재구성한 논어

입력
2012.04.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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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이덕일 지음 /옥당 발행ㆍ440쪽ㆍ1만7500원

최근 고전 읽기 붐이 일면서 고전의 백미로 꼽히는 <논어> 와 관련된 서적이 수십 종이나 쏟아져 나왔다. <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등을 통해 한국사의 뜨거운 쟁점을 다뤄온 역사학자 이덕일씨가 이번에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 공자'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했다.

저자는 공자가 사실상 두 사람이라고 말한다. 역사상 실존했던 인간 공자와 역사 속에서 이미지화된 공자, 즉 성인(聖人) 공자라는 것이다. 논어는 공자가 죽은 뒤 그의 제자들이 엮은 공자 어록집이다. 그래서 논어에 담긴 20편의 이야기는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성이 떨어지고 앞뒤 문장의 개연성이 부족해 '수수께끼 모음집'같이 모호한 성격을 띤다. 따라서 논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공자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추적하고, 이야기를 잘 조합해 공자의 전체상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사기> <공자가어> <춘추좌전> 등 방대한 사료를 종합해 인간 공자를 복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공자의 일생을 짚어가면서 논어를 재구성한 것이다.

공자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먹고 살기 위해 부유한 집안의 가축을 기르고 창고지기 등 비천한 직업을 전전했다. 그럼에도 공자는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유교무류(有敎無類ㆍ가르치는 데는 계급이 없다)'로 대표되는 공자의 평등사상은 이 같은 성장기의 경험에서 나왔다는 게 저자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함께 잘사는 대동사회(大同社會)를 꿈꾸었던 공자의 사상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 부분이다. 조선시대 이익, 이종환, 이광사, 유수원, 정약용 등을 거쳐 구한말의 안중근에 이르기까지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인물이 많았다. 하지만 공자가 현실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것처럼 이들도 실패하고 좌절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이상사회를 염원했던 공자의 가르침은 조선시대 후기 양반 사대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 이데올로기로 변질돼 백성을 억압하는 도구가 돼 버렸다"고 평했다.

'인간 공자'의 일생 짚어가면서 재구성한 논어 권대익기자 dkwon@hk.co.kr 최근 고전 읽기 붐이 일면서 고전의 백미로 꼽히는 <논어> 와 관련된 서적이 수십 종이나 쏟아져 나왔다. <당쟁으로 보는 조선 역사>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등을 통해 한국사의 뜨거운 쟁점을 다뤄온 역사학자 이덕일씨가 이번에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 공자'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했다.

저자는 공자가 사실상 두 사람이라고 말한다. 역사상 실존했던 인간 공자와 역사 속에서 이미지화된 공자, 즉 성인(聖人) 공자라는 것이다. 논어는 공자가 죽은 뒤 그의 제자들이 엮은 공자 어록집이다. 그래서 논어에 담긴 20편의 이야기는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성이 떨어지고 앞뒤 문장의 개연성이 부족해 '수수께끼 모음집'같이 모호한 성격을 띤다. 따라서 논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공자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추적하고, 이야기를 잘 조합해 공자의 전체상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사기> <공자가어> <춘추좌전> 등 방대한 사료를 종합해 인간 공자를 복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공자의 일생을 짚어가면서 논어를 재구성한 것이다.

공자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먹고 살기 위해 부유한 집안의 가축을 기르고 창고지기 등 비천한 직업을 전전했다. 그럼에도 공자는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다. '유교무류(有敎無類ㆍ가르치는 데는 계급이 없다)'로 대표되는 공자의 평등사상은 이 같은 성장기의 경험에서 나왔다는 게 저자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함께 잘사는 대동사회(大同社會)를 꿈꾸었던 공자의 사상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 부분이다. 조선시대 이익, 이종환, 이광사, 유수원, 정약용 등을 거쳐 구한말의 안중근에 이르기까지 공자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인물이 많았다. 하지만 공자가 현실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것처럼 이들도 실패하고 좌절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이상사회를 염원했던 공자의 가르침은 조선시대 후기 양반 사대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 이데올로기로 변질돼 백성을 억압하는 도구가 돼 버렸다"고 평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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