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손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수만 명의 폴란드인들이 총살당한 이른바 ‘카틴 숲 학살 사건’을 스탈린이 지시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소송을 냈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스탈린의 손자 예브게니 쥬가슈빌리(76)는 할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후신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고문서보관소 소장 바실리 흐리스토포로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모스크바 니쿨린스키 지역 법원이 심리에 착수했다. 쥬가슈빌리의 변호사는 법원에서 “흐리스토포로프 소장이 지난해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역사 문제 학술회의에서 카틴 숲 학살 사건에 스탈린이 관련돼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카틴 숲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4월 폴란드인 2만여 명이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 인근의 카틴 숲에서 옛 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총살당한 사건이다. 스탈린이 폴란드 독립의 씨를 자르기 위해 이 나라 지식인들을 처형하라는 비밀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으로 알려져있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2010년 11월 카틴 숲 학살 사건이 스탈린과 소련 지도부의 직접적 지시에 따라 자행됐음을 시인하는 성명을 채택했으나, 공산당원들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여전히 카틴 숲 학살이 나치 독일군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며 스탈린의 책임론을 부정하고 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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