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 당시 경찰의 대응을 두고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이번엔 피해자 신고전화를 누가 먼저 끊었느냐가 문제가 됐다.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피해자 측에서 전화가 끊긴 직후 112 신고센터 근무자도 교신을 끊은 것으로 확인돼 그나마 경찰에 대한 불신이 더 이상 번질 우려는 해소된 셈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이미 국민적 신뢰를 크게 잃었다. 특히 112 신고센터는 피해 상황 청문, 보고전파 등 곳곳에서 치명적 문제점들을 드러냈다. 그 가운데서도 근무자들의 미온적이고 타성적인 업무태도는 시급히 개선돼야 할 최대 현안이 됐다.
경찰은 어제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열어 순찰 경관이 112 신고 녹취 내용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신고에 대한 구체적 조치요령을 매뉴얼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스템 운용체계 개선 보다 더 중요한 게 근무자들의 업무기강 같은 인적 요소라는 점에서 근무자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경찰의 '112 신고센터 운영 및 신고처리 규칙'엔 '정중한 전화 응대' 등 4대 근무지침만 규정돼 있다. 범죄 피해 구제를 위한 최후 보루라는 시스템의 특성에 걸맞은 근무자 책임규정은 별도로 없다. 공무원 과실 책임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물을 수 있겠지만, 이 참에 112신고센터 근무자의 과실 및 책임 범위 등을 보다 매뉴얼에 구체화하는 방안도 검토되길 바란다. 우수 인력 배치나 경력 우대 등 인센티브 강화책과 함께, 장난전화에 대한 엄벌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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