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서기의 정치적 고향인 충칭(重慶)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보 전 서기에 대한 중앙의 결정에 반발하는 시위가 아니라고 하지만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사태가 급박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시위는 보 전 서기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직이 정지됐다는 사실이 발표되기 직전인 10일 오후 시작됐다. 부유한 완성(萬盛)구가 가난한 인근 빈민촌과 통합된 데 대한 불만으로 비쳤기 때문에 처음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완성구 주민은 통합으로 재정 부담은 커진 반면 건강보험 및 연금 복지 혜택은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충칭시와 주민의 말이 엇갈리면서 시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충칭시는 12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한때 시위대가 1만명에 달했지만 곧 해산됐고 질서를 찾았다"고 밝혔다. 시 대변인은 "경찰차 12대가 부서지고 4대가 불 탔으나 사망자는 없었다"며 "왕리쥔 사건이나 보 전 서기에 대한 당 중앙의 결정과 무관한 시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주민 증언을 인용, 10일 시위가 폭동으로 바뀌고 최소 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SCMP는 11일은 물론 12일에도 시위가 있었다고 전했다. 시위대 규모가 10만명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번 일로 보 전 서기의 후임인 장더장(張德江) 부총리 겸 충칭시 서기는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간부회의에서 "당 중앙의 결정을 학습하고 옹호해야 한다"며 "간부들은 자신 뿐 아니라 가족 관리도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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