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북한 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갈 파워엘리트 그룹도 일부 모습을 드러냈다. 신진 인사들과 김정은 당 1비서의 후견 세력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측근이 전면에 부각된 반면 원로 그룹은 퇴조하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최룡해 당 비서의 약진이 가장 돋보인다. 최 비서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됐다.
총정치국은 '군부 안의 당'으로 불리는 핵심조직으로 군 간부들에 대한 인사와 생활을 통제한다. 이로써 최 비서는 당과 군의 주요 보직을 맡아 일약 김 1비서의 최측근 실세로 떠올랐다. 직함으로만 보면 사실상의 2인자라는 말도 나온다.
그는 김일성 주석과 빨치산 활동을 함께 한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차남으로 1970년대 초 김정일 후계 체제 구축의 기틀이 된 3대 혁명 소조운동을 주도했다. 또한 당 비서로서 군대의 청년동맹과 사회의 근로 단체가 '김정은 체제'를 지지하도록 유도한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김정일ㆍ김정은 부자의 통치 구도 확립에 중추적 역할을 맡은 셈이다.
남한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임명된 김원홍 전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은 장성택 부위원장의 직계로 알려져 있다. 또 장 부위원장의 측근인 이명수 인민보안부장도 당 정치국 위원과 중앙군사위 위원에 이름을 올렸고, 박종주 전 내각 총리는 당 부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위원장 본인도 당 정치국 위원에 선출돼 실세임을 과시했다. 장 부위원장의 부인이자 김 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은 당 비서로 승진해 후계 체제 공고화를 위한 모종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군 원로들은 내리막을 걸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 때 군을 장악했던 이영호 총참모장은 9일 당 보고대회에서 최룡해 당 비서 다음으로 호명돼 서열에서 밀렸고,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은 인민무력부장 자리를 김 1비서의 측근인 김정각 인민무력부장에게 넘겼다.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은 당 중앙위원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한 단계 올랐지만 큰 실권은 주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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