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가 12일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선진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3석과 비례대표 2석 등 5석을 얻는 데 그쳐 '미니 정당'으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충청권 맹주'의 타이틀을 내놓게 됐고, 당의 존립 자체도 위태로워졌다. 심 대표 본인도 세종시에 출마했다가 민주통합당 이해찬 당선자에게 큰 득표 차이로 패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는 만큼 국민의 신뢰와 선택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영ㆍ호남 양당 패권 정치의 폐해가 정치와 국가의 위기를 초래하는 현실을 혁파하려면 선진당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기엔 모든 것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청에 대한 저의 사랑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며, 무엇이 그 사랑에 보답하는 길인지 더욱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계 은퇴 여부 등 향후 진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선진당은 새로운 '선장'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당내에선 2선으로 물러나 있는 이회창 전 당 대표와 이번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한 이인제 의원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현재로선 당 대표를 맡는 등 전면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결국 이 의원이 가장 현실적 카드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당 관계자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대표 선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바로 전당대회를 열 수도 있고, 당분간 비상대책위 체제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당직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심 대표는 석고대죄하는 차원에서 정계를 은퇴하라"고 촉구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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