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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안철수株 ↑ … 돈은 역시 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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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안철수株 ↑ … 돈은 역시 냉정?

입력
2012.04.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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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박근혜 안철수) 칠 때 문정(문재인 정몽준)은 박대.'

연말 대선의 전초전처럼 치러진 4ㆍ11 총선 결과를 놓고 주식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12일 대선 테마종목들의 희비는 추종 인물이 총선 이후 어떤 정치적 위상에 놓일 것인가에 따라 확연히 갈렸다. 돈이 오가는 증시 참여자들의 '집단 판단'이 어떤 정치 전문가보다도 분명한 어조로 향후 대선 정국 예상 평을 내놓은 셈이다. 그러나 하나의 풍향계로 관심을 둘지언정 널뛰기하는 테마종목에 대한 신뢰는 금물이다.

박수 치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과반의석을 넘긴 총선에 이어 이날 증시에서도 승리했다. 박근혜 테마로 분류된 주요 종목들이 모두 고공행진을 한 것.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등 박 위원장의 저출산대책 관련 발언 이후 테마로 묶인 종목뿐 아니라 친동생인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EG, 박지만씨 부인이 사외이사로 있는 신우, 친인척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양물산 등 인맥으로 얽힌 종목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상한가를 달렸다.

박근혜 테마로 불리는 종목은 현재 20개 정도로 등락의 차이는 있지만 이날 대부분 오름세였다. '선거의 여왕'이란 별명답게 홀로 선거를 진두지휘 해 초반 열세를 딛고 총선 승리를 쟁취한 만큼 증시에서도 대세론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안철수 테마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박 위원장의 대선 최고 라이벌로 꼽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없다. 그러나 야권의 총선 패배로 안 원장 없이는 정권교체가 힘들다는 여론이 세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원장이 지지 표명을 했던 민주통합당의 인재근, 송호창 후보가 모두 승리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의 실체를 증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총선 직전 주춤하거나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안철수 테마종목들은 이날 대부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부활을 예고했다. 안철수연구소뿐 아니라 우성사료, 솔고바이오, 케이씨피드, 잘만테크 등이 해당된다. 현재 10여개 종목이 안철수 테마로 분류된다.

문정 박대

반면 문재인 테마는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본인은 지역구에서 승리했지만 박 위원장과 전초전을 벌이며 공들인 '낙동강 벨트'에서 겨우 3석을 얻어, 5석 이상을 공언했던 것에 비해 간신히 체면치레만 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의 위세와 안 원장의 부상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실제 총선 전날 문 고문의 대선 출마 가능성 시사 발언에 급등했던 문재인 테마종목들(바른손, 우리들생명과학 등)은 선거 다음날 모두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앞으로 전망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

문 고문과 더불어 야권의 경남 맹주로 거론되는 김두관 경남도지사 관련 테마종목들(한국주강, 아즈텍WB 등)도 이날 부진을 면치 못했다. 증시에서만큼은 아직 김 지사를 문 고문의 대안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새누리당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정몽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가까스로 승리하면서 관련 테마종목도 힘이 빠졌다. 대선 테마는 확실히 박 위원장과 안 원장의 양강 구도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한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팀장은 "실적과 기업가치 등으로 특정 종목의 주가를 예상하는 일도 어려운데, 각종 루머와 반짝 심리로 움직이는 대선 테마종목의 향방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흥미거리로 지켜볼 순 있지만 투자는 절대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대선주자마다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20개까지 테마종목이 형성돼 있지만 후보간 중복되는 것도 있고, 소문 따라 들고나는 종목이 많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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