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의 가장 큰 소득은 노회찬, 심상정 전 의원 두 거물 정치인의 여의도 귀환이라고 할 수 있다.
심상정 당선자는 경기 고양 덕양갑에서 4만3,928표를 득표해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보다 170표를 더 얻어 승리했다. 당의 공동대표로서 격전을 치르면서 진보진영 정당의 재기를 알린 셈이다. 앞으로 그의 당내 입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가 어렵게나마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야권단일화 효과로 풀이된다. 심 당선자는 2008년 총선에선 3,000여 표 차이로 손 후보에게 패배한 적이 있다. 심 당선자는 당시 민주당 후보가 11%를 득표했기 때문이라고 패배 원인을 분석했고,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총선에서는 야권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촌철살인' 발언으로 인기를 모았던 노회찬 당선자도 4년 만에 국회에 다시 입성했다. 민주노동당의 17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노 당선자는 18대 총선에선 진보신당 후보로서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와 대결해 득표율 3% 포인트 차이로 밀렸다. 그러나 이번에 주변 노원갑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악재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인기를 입증했다.
서울 관악을에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대타로 나선 이상규 후보도 당선됐다. 이 선거구는 애초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나서면서 야권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다. 관악을은 지난 1988년부터 지금까지 범민주당 소속 인사가 계속 의석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이정희 후보와 김희철 의원이 야권 단일후보 경선을 벌이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벌어지면서 선거 판세가 막판까지 안개 속에 빠졌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이 대표는 야권 단일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이 후보를 대신 내세웠다. 통합진보당은 이 후보를 당선시킴으로써 체면을 지켰다.
김선동(전남 순천·곡성) 당선자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전남에 진보세력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전남에서 야권 세력이 다원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게 됐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과정에서 발생한 김 당선자의 국회 최루탄 투척 사건은 선거 기간 내내 논란의 대상이었다.
전북 남원·순창에 출마해 민주당 중진 이강래 후보를 꺾어 파란을 일으킨 통합진보당 강동원 당선자도 관심 대상이다. 남원에선 애초 4선 고지를 바라보는 이 후보의 손쉬운 승리가 예견됐다. 강 당선자는 시종일관 인지도와 조직력이 밀리는 힘겨운 싸움도 벌였지만 무소속 임근상 후보와의 단일화를 바탕으로 뒷심을 발휘했다. 3선의 이강래 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피로감이 그의 당선을 낳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호남의 새로운 정서가 반영된 측면도 있다. 강 당선자는 과거 평화민주당 시절 김대중 총재의 비서였고, 현재 노무현 재단의 기획위원이다.
박석원기자 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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