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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1총선 이후/ 출구조사, 승부예측 왜 빗나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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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1총선 이후/ 출구조사, 승부예측 왜 빗나갔나

입력
2012.04.1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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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3사가 무려 70억원이나 들여 실시한 출구조사가 제1당도 예측하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15대 총선 이후 계속 투표 결과 예측에 실패하자, 이번엔 사상 처음으로 전국 246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까지 했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KBS는 11일 투표시간이 끝난 직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131~147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MBC는 새누리당 130~153석, 민주당 128~148석을 예상했고, SBS는 새누리당 126~151석, 민주당 128~150석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 3사 모두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초박빙 경합을 예상한 것이다.

이 같은 출구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원내 1당을 놓고 접전을 펼치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우세를 점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야권연대의 한 축인 통합진보당이 확보할 의석을 더할 경우 최소한 여소야대는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새누리당은 152석을 얻어 단독 과반의석을 확보했고, 민주당은 127석에 그쳤다. 방송3사가 여야의 예상 획득 의석 오차범위를 16~25석까지 넓게 잡아 최종 선거결과가 이 범위 내에 들긴 했지만 판세 예측에는 실패한 것이다.

출구조사가 민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이유로는 우선 기술적 요인을 들 수 있다. 대선과 달리 개별 지역구별로 상황이 다르고 한 지역구 내에서도 투표소별로 모집단 분포를 정확히 배분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 출구조사에서는 여당 후보 지지율이 실제보다 좀더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수도권 지역에서는 여당 후보 지지율이 실제보다 좀더 낮게 나왔다. 이에 대해 고령층이나 보수층 유권자들이 출구조사에 덜 응했거나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접전 지역이 많고 정치적 상황까지 가세하면 통계로서의 객관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새누리당 지지자는 정권심판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민주당이나 통합진보당 지지자는 막말 파문 등의 부담 때문에 솔직히 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여러 변수를 감안해야 하는데 이걸 100% 맞추겠다고 나서는 게 무모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총선 출구조사는 15대 총선 당시 전화응답(ARS) 방식으로 도입된 후 16대부터 현장조사가 시작됐지만 번번이 선거 결과와 달랐다. 출구조사 대상자 규모가 아무리 커져도 숨은 표를 잡아내기엔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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