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0대 여성 살인 사건 피의자 우웬춘(42)씨의 얼굴이 공개된 후 우씨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피해를 당할 뻔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우씨의 여죄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경기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여성 A(26)씨가 2010년 7월5일 오전 2시20분쯤 경기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에서 흰색 반팔티셔츠에 운동복 바지 차림의 30대 후반 남성에게 납치됐다가 빠져나왔다는 신고가 최근 접수됐다.
A씨는 별다른 부상을 입지는 않았으나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서 "통통한 체격의 남성으로 키가 나와 비슷했다"며 "최근 검거된 우씨와 당시 그 남성의 인상착의가 매우 비슷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우씨의 키가 180cm로 A씨의 키와 큰 차이가 있어 이 남성이 우씨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씨는 이 시기에 제주도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은행거래내역 확인 결과 2010년 7월6일 우씨가 수원에서 현금을 인출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우씨가 살던 수원시 지동 일대와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유형의 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여성 B씨는 지난달 중순 한 남성이 음란행위를 하며 집 안으로 접근하다 가족들을 보고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씨의 얼굴을 공개한 이후 인상이 비슷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범죄 피해를 당할 뻔했다는 제보가 일부 접수됐다"며 "신빙성 있는 내용은 여죄 수사팀을 통해 신속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씨의 여죄를 수사 중인 경찰은 최근 5년 간 가출 및 미귀가 신고 여성 157명 중 79명을 확인한 결과 우씨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나머지 78명 중에는 위장결혼 등으로 입국한 여성들이 많아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 10일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우씨의 여죄 수사를 사실상 경찰에 맡겼다. 검찰은 우 씨의 수원 사건 범행 입증과 진실 규명에, 경찰은 그의 국내외 행적을 쫓아 여죄를 밝혀내는 데 역할 분담을 하기로 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팀 인력으로는 여죄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경찰이 여죄를 찾는 데 열의를 갖고 있고 실종, 살인사건 등에 대한 각종 수사기록도 풍부하기 때문에 공조를 통해 수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우씨의 살해 동기와 경위 등을 규명하기 위해 우씨에 대한 대면조사와 함께 대검 감식반원 3명을 지원받아 현장점검을 동시에 진행했다. 검찰은 또 대검 행동진술분석 전문가를 투입, 우씨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수원=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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