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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위한 음반 기획ㆍ제작하는 뮤지션 송은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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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위한 음반 기획ㆍ제작하는 뮤지션 송은지씨

입력
2012.04.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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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기 위해 노래합니다. 더 이상 잊혀지기 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문제에 대해)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요.”

인디 듀오 ‘소규모아카시아 밴드’의 보컬 송은지(33)씨는 21일 아주 특별한 무대를 마련한다. 홍익대 주변에서 활동하는 17명의 여성 싱어송라이터들과 함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기 위한 음반 ‘이야기해주세요’제작비 마련 공연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송씨의 제안으로 시작된 음반 제작은 이번 공연을 통해 결실을 맺게 되는 셈이다. 인디 음악계에서 활동하는 여성 뮤지션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음반을 제작하기는 처음이다.

계기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송씨가 몸담았던 여성주의 세미나 ‘릴리스의 시선’에서 누군가 “‘여성’에 대한 노래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때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여성’으로 선정한 이가 송씨다. 그는 1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이제 몇 분 남지 않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참여 뮤지션들은 이승은, 황보령, 소히, 시와, 오지은 등이다. 홍익대 일대를 무대로 하면서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한 이들이다. 이제 막 데뷔를 준비하는 20대 신인부터 20년 이상 음악을 해온 40대 중견까지 나이도, 음악적 배경도 천차만별이지만 자연스럽게 의기투합했다.

“하나같이 개성파 뮤지션들이지만 여성의 몸으로 음악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동질감에 강하게 이끌렸어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해서도 같은 여성으로서 인식을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던 겁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경험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과 상대적으로 훨씬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여성 뮤지션 사이의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았을 터. 송씨의 설명은 이랬다. “전쟁이라는 상황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성폭력, 성차별 등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경험을 하며 살아가고 있잖아요. 여성으로서 느끼는 몸에 대한 기억과 경험을 여성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고민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접점들은 다양한 노래를 통해 구체화했다. 음반에 담길 14곡들은 ‘위안부’하면 떠오르는 무거운 정치적 색깔과는 거리가 멀다. 소박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녹아 있다. “어떤 이는 성폭력에 대해, 어떤 이는 전쟁과 평화에 관해, 어떤 이는 자신의 할머니를 생각하며 노래를 만들었어요.”

송씨는 “이번 공연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외침인 동시에 모든 여성들에 대한 속삭임”이라며 “세대와 경험의 간극을 초월해 여성의 노래와 이야기로 가득 찬 감동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연은 21일 외에도 26, 28일 세 차례 홍익대 앞에서 열린다. 음반 ‘이야기해주세요’ 수익금은 전액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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