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1일 새벽,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실이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파키스탄 은신처를 기습, 사살했다. 이 작전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과 함께 백악관에서 지켜봤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거의 1년만인 10일(현지시간) 목격담을 처음 공개했다.
그는 워싱턴 인근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생도들에게 "35~37분 동안 누구도 숨을 쉴 수 없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달이 없던 그날 작전은 백악관 지하 상황실 작은 방에 그대로 생중계됐다. 최악의 순간은 작전에 참가한 헬리콥터 한대의 꼬리 부분이 기능을 잃으면서 찾아왔다. 파키스탄 군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도 걱정거리였다. 마침내 특수부대 요원들이 은신처에 진입할 때 현장과 백악관의 대화와 교신은 끊겼다. 이 긴장된 순간 모든 사람들은 침착하려고 애쓰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마침내 요원들이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보고를 해왔다.
이후 작전 역시 급박하게 전개됐다. 백악관은 시신을 반드시 아프가니스탄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요원들은 파키스탄 군부가 알기 전에 현장에서 빠져 나와야 했다. 기능을 하지 못하는 헬기를 폭파하고, 다른 헬기에 시신을 실어 아프간으로 복귀한 뒤, 시신 사진대조에 이어 두 차례 유전자 검사가 진행됐다. 그가 빈 라덴이란 최종 결론이 내려지자 오바마 대통령은 집무실로 이동해 "정의가 실현됐다"는 내용의 대국민 연설을 했다.
클린턴 장관은 "9ㆍ11 테러 때 어린이였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잃어버렸을 이 학생들에게 빈 라덴의 죽음이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그 의미가 "학생들이 전에 할 수 없던 방식으로 미래를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그래서 너무 반가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클린턴은 목격담 증언에 앞서 중국의 부상으로 요동치는 아태지역 외교전략에 대해 40분간 연설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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