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 방문이라 떨리고 설렌다. 내일 공연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으니 많은 분들이 왔으면 좋겠다."
히트곡 'It Ain't Over 'Til It's Over'로 유명한 미국의 뮤지션 겸 배우 레니 크라비츠(48)가 1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국내 팬들과 처음 만난다. 12일 내한한 그는 삼성동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에 대해 백지인 상태로 왔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크라비츠는 데뷔 초부터 흔치 않은 흑인 로커로 관심을 끌었다. 러시아계 유대인인 아버지와 아프리카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록을 기반으로 R&B, 팝, 펑크(funk)를 조합해 미국 대중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그는 1999년부터 4년 연속 그래미상을 수상하며 음악성도 인정 받았다.
그는 "로큰롤은 원래 흑인 문화의 산물"이라며 "어릴 적부터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자랐다"고 말했다. "인종차별을 받은 적은 없지만 잘 알고 있다"고 밝힌 그는 지난해 발표한 9집 앨범 '블랙 앤 화이트 아메리카(Black and White America)'에서도 인종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크라비츠는 프로듀서와 작곡가로도 명성을 떨쳤다. 그가 작곡하고 제작한 마돈나의 'Justify My Love'는 1990년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고 이후 믹 재거, 데이비드 보위, 커티스 메이필드 등의 앨범에 참여했다.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최근 국내 개봉한 '헝거 게임'을 비롯해 세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섹시한 뮤지션이란 평가를 받으며 마돈나, 니콜 키드먼 등 톱스타들과 염문을 뿌리기도 했던 그는 "섹시하게 보이려 노력한 건 없지만 내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게 자신감으로 해석되고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재능과 매력을 이어받은 딸 조 이사벨라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크라비츠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한국 음악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봤다는 그는 "한국 가수를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 뮤지션과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가 한국 팬들과 소통하고 연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자주 한국에 올 수 있으면 좋겠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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