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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죽은 정치인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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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죽은 정치인의 사회

입력
2012.04.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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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이겼고 또 누군가는 졌다. 하룻밤 새 무리한 축배로 간이 부은 얼굴이 있는가 하면 하룻밤 새 절망의 폭음으로 댓살은 늙어버린 얼굴도 있었다. 선거 다음날 미팅 겸 들른 한 카페를 휘 둘러보니 그랬다는 얘기다. 참 이상하지, 정치와 스포츠는 일단 말하기 시작하면 저마다 평론가를 자처하게 되니 말이다.

어쨌거나 선거에 임했던 모든 후보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최선을 다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일 테니까. 왜 아니겠는가, 자신의 얼굴을 걸고 이름을 걸고 학력에 심지어 재산까지 다 공개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그럼에도 입맛이 쓴 데는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한 방향을 향해 책임 전가의 화살을 쏴대던 정치인들 때문이었다.

오늘 승리했고 오늘 패배했다 해서 내일 이기고 내일 지리라는 보장이 없는 선거판이 아닌가. 냉철한 원인 분석이 선행되고 반성과 전략이 준비되어야 하는 바, 이도 다 사람의 일인 바, 그 작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 탓이오, 가 아닌 죄다 네 탓이오, 라니.

어릴 때 위인전집 속에서 링컨과 처칠과 케네디를 골라 읽고 정치인을 꿈꾸며 그들이 남긴 명언을 노트 속에 따로 베끼던 내가 있었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 정치인은 김구 선생이 유일했지, 아마. 물론 15년 전에 만들어진 시리즈라지만 전 세계의 아이들에게 위인으로 읽힐 우리의 정치인은 누구이려나, 대체 언제까지 연예인들만 한류 삼으려나.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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