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한국산 대포'다.
오카다 아키노부(55) 오릭스 감독이 이대호(30)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오카다 감독은 지난 11일 지바 롯데와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자 "잘 된 일 아닌가. 홈런은 언젠가 터진다"며 "퍼시픽리그 팀들과 한 번씩 경기를 하고 나면 느낌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10일 경기를 앞두고 잠을 잘못 자 목 통증을 호소했다. 때문에 1루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나섰다. 목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해 타격에 애를 먹었다. 안 그래도 홈런포가 10경기째 침묵하고 있어 부담이 많은 상황이었다. 비 덕분에 하루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추스를 수 있게 됐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니치는 12일 "이대호에게 은혜의 비가 내렸다"고 전했다.
오릭스는 빈약한 공격력으로 3승1무6패를 기록, 퍼시픽리그 4위에 머물고 있다. 10경기 동안 평균 득점이 2.1점에 불과하다. 팀 홈런은 0개. 10경기 무홈런은 오릭스 구단 역사상 최장 기간 무홈런 신기록이다.
고토 미쓰다카-이대호-다카하시 신지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침묵이 뼈아프다. 특히 4번 이대호의 책임이 크다. 이대호는 타율 2할4푼3리(37타수 9안타) 3타점 2득점 4볼넷으로 힘을 못 쓰고 있다. 홈런은 고사하고 2루타도 없다. 9안타 모두가 단타다.
홈런이 터지지 않자 일본 언론은 이대호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 8일 라쿠텐전을 마친 뒤 일본 기자로부터 홈런 관련 질문을 받자 "일부러 의식하게 만들려고 물어보는 것이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4번 타자'자리는 팀의 최고 거포를 상징한다. 이대호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오카다 감독은 "타선 변경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침체에 빠진 오릭스가 분위기 반전을 하려면 이대호의 한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오카다 감독이 이대호 얘기를 자주 하는 것도 기대감을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12월 오릭스와 2년간 계약금 2억엔, 연봉 2억5,000만엔 총 7억엔(약 105억원)에 계약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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