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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4·11 총선/ 통합진보당, 제3당 됐지만…

입력
2012.04.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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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ㆍ11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10석을 넘기며 3당의 지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

전신 격인 민주노동당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17대 총선의 10석 기록을 뛰어넘어 진보성향 정당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긴 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을 목표로 한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15~18석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10석을 조금 넘는 정도의 성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통합진보당은 당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노회찬 후보가 서울 노원병에서 당선되고 서울 관악을 이상규 후보도 접전 끝에 당선됐다. 또 김미희(경기 성남중원) 오병윤(광주 서을) 강동원(전남 남원ㆍ순창) 김선동(전남 순천ㆍ곡성) 후보들도 금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심상정(경기 고양 덕양갑), 천호선(서울 은평을) 후보 등은 끝까지 접전을 벌이며 고전했다. 다른 후보들도 수도권 등지에서 새누리당 후보에게 결국 패배했다.

또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통합진보당은 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적으로 12~13석 가량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목표치에는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통합진보당이 이번 선거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 데에는 진보 색채가 진한 급진적인 정책을 앞세운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나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을 앞세운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서울 관악을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이정희 공동대표가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휘말렸던 것도 상당 부분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항상 군소정당에 머물러 있던 진보계열 정당이 19대 국회에서는 3당의 지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의 흐름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동력이 클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간 주장해왔던 한미 FTA 문제 등을 장외가 아닌 국회 차원에서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통합진보당은 앞으로 정책 사안별로 민주당과의 연대하거나 또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야권의 한 축임을 자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여권을 압박하면서 3당으로서의 정치적 입지를 굳혀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폐기와 제주 해군기지 백지화, 한미동맹 무력화, 국가보안법 폐지 등 그간 강조해 온 주요 현안에 대해 더욱 공세적인 자세로 나올 것이 분명하다.

통합진보당은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독자적인 후보를 내세운 뒤 야권단일화 등을 시도하며 정치적 입지 구축을 위한 길을 새롭게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진보신당 등과의 통합 여부도 다시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관악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 파문에 시달렸던 이정희 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보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등지에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경우 야권 단일 주자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데 대한 지도부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12번을 받고 '배수의 진'을 친 유시민 대표도 당선권에서 멀어져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 하지만 향후 당내 대선후보 경쟁에 뛰어들며 정치적 기지개를 켤 가능성은 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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