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스스로를 폐족이라 부른 친노 세력의 약진은 이번 총선의 특징 중 하나다. 17대 총선에서 탄핵 바람에 힘입어 여의도에 입성했다 18대에서 낙선했던 옛 열린우리당 출신 486들의 여의도 귀환도 두드러졌다. 반면 이미 공천에서 쓴 맛을 본 친이계는 계파 좌장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전체적으로 퇴조가 뚜렷했다.
수도권에 출전했던 친노 후보들은 상당수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며 정치적 부활을 공식화했다. 18대 총선에서 '노무현정부 심판론'으로 이 지역을 휩쓴 친이계의 자리를 4년 만에 장악하게 된 것이다.
참여정부 당시의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줄줄이 당선됐다. 전해철 전 민정수석은 경기 안산상록갑, 유인태 전 정무수석은 서울 도봉을, 박남춘 전 인사수석은 인천 남동갑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눌렀다. 서영교 전 춘추관장(서울 중랑갑), 윤후덕 전 정무비서관(경기 파주갑) 등도 무난히 여의도에 입성했다. '노무현의 입'으로 불린 민주통합당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서울 은평을에서 '이명박의 남자' 새누리당 후보에 12일 0시 현재 1.2%포인트 차로 추격 중이다.
충청권에선 노무현정부 실세 총리인 이해찬 후보가 세종시 빅매치에서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를 상대로 12%포인트 가량 앞서 있다.
수도권에 포진한 친노 성향의 옛 열린우리당 486들도 새누리당 후보와의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잇따라 승리했다. 민주당 486 대표주자인 이인영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 것을 비롯 오영식(서울 강북갑) 우상호(서대문갑) 정청래(마포을) 최재천(성동갑) 우원식(노원을) 후보 등도 당선됐다.
하지만 김종인 전 청와대 대변인(충남 논산ㆍ계룡ㆍ금산)은 6선을 노리는 자유선진당 이인제 후보와 접전을 벌였지만 낙선했다. 또 '낙동강 벨트'에 도전장을 던진 친노 후보들도 곳곳에서 선전을 펼치긴 했지만 당선권과는 거리가 있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부산 사상에서 손수조 후보를 꺾고 당선됐을 뿐 같은 당 문성근 (부산 북ㆍ강서을) 전재수(부산 북ㆍ강서갑) 김경수 후보(경남 김해을) 등은 2위에 머물렀다.
새누리당 친이계 중에선 이명박 대통령 직계인 김영우(경기 포천ㆍ연천) 조해진(경남 밀양ㆍ창녕) 후보를 비롯 이재오계 진영(서울 용산) 이군현 후보(경남 통영ㆍ고성), 정몽준 전 대표와 가까운 안효대 후보(울산 동구) 정도만 생환했다. 현정부 인사 중에는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충북 충주)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경기 여주ㆍ양평ㆍ가평) 권성동 전 법무비서관(강원 강릉) 김희정 전 대변인(부산 연제) 정문헌 전 통일비서관(강원 속초ㆍ고성ㆍ양양)이 당선됐다. 새누리당 쇄신파를 이끈 권영진 의원도 서울에 불어 닥친 야권 바람에 고배를 들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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