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11일 19대 총선 개표(12일 오전1시30분 현재)에서 전체 지역구(246곳) 중 127곳에서 앞서고도 야권을 압도하지 못한 결정적 요인은 4년 만에 뒤바뀐 수도권 표심이었다. 18대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던 새누리당은 특히 서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새누리당=영남' '민주통합당=호남'이라는 지역 구도는 여전했지만 부산을 중심으로 약간의 변화 기류도 있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전체 지역구의 45.5%인 112석이 걸린 '수도권 대전(大戰)'에서 69곳(통합진보당 4곳)에서 앞서가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43곳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이 81석, 통합민주당이 26석을 수도권에서 얻은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 표심의 야성(野性)이 강화된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서울(48석)에서 전통적 텃밭인 강남벨트(서초갑ㆍ을, 강남갑ㆍ을, 송파갑ㆍ을ㆍ병)와 양천갑, 용산, 서대문을 등 16곳에서만 앞섰고 나머지 지역에선 야권연대 후보에 패배했다. 이는 18대 총선에서 얻은 40석 중 24석을 야권에 뺏긴 것이다. 탄핵 역풍이 분 17대 총선(16석)과 동일한 성적표다.
새누리당의 거물이 나선 동작을, 은평을에서도 초접전이 전개됐다. 동북권에선 홍준표 전 대표가 나선 동대문을마저 무너지며 막말 역풍 효과를 본 노원갑 1곳에서만 당선됐다.
서울의 변심 앞에는 계파도 속절없었다. 현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지낸 박선규 후보가 나선 영등포갑은 물론 친박계 현역 의원이 나선 도봉을, 강서갑에서도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서울은 전체 선거구 곳곳에선 개표 막판까지 1,2위 후보 순위가 뒤바뀌는 등 접전이 펼쳐졌다. 특히 은평을, 서대문을, 성동을, 중랑을, 노원을, 양천갑ㆍ을, 강서을, 송파을 등 9곳에선 3%포인트 내의 초박빙 승부가 전개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석(52)이 걸려 있는 경기에선 야권이 31곳(민주당 29석, 통합진보당 2석)에서 앞서며 새누리당(21석)을 앞섰다. 새누리당의 경기지역 성적표는 18대(32석)에 비해선 후퇴지만 16대(18석), 17대(14석)보다는 앞선 것이다. 인천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6석으로 양분했다.
부산ㆍ울산ㆍ경남(PK)에선 이 지역에 나선 친노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하긴 했지만 18대 총선 결과를 뛰어넘지 못했다. 40석이 걸린 PK에서 야권은 민주당이 부산(2석)과 경남(1석)에서 얻은 3석(18대 1석)이 전부였다. 이는 오히려 18대 총선 당시 야권 성적(민주당 2석 민주노동당 2석)보다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통합진보당 현역 의원이 있는 창원 성산, 사천ㆍ남해ㆍ하동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새누리당은 대구ㆍ경북 선거구 27곳 모두에서 앞섰고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도 무소속 후보 2명만 야권 연대에 앞섰다. 하지만 이정현 후보(광주서을) 김부겸(대구 수성갑) 후보는 불모지에서 40% 안팎의 득표율을 보여 지역주의 타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충청권의 경우 자유선진당의 퇴조, 새누리당의 약진이 뚜렷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14석을 얻었던 선진당은 당 대표가 나선 세종시에서도 패배하며 충남 3곳에서만 앞섰다. 반면 18대 총선에서 1석에 그쳤던 새누리당은 무려 12석(대전 3석, 충남 4석, 충북 5석)을 거두며 충청권 1당(민주당 9석)으로 부상했다. 9석이 걸린 강원도에선 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앞서며 18대 총선(한나라 3, 민주 2, 무소속 3)과는 확연히 달라진 여색(與色)을 보였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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