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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4·11 총선/ 새싹 틔운 문재인 대망론

입력
2012.04.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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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19대 국회 입성을 계기로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그 동안 '이름값'에 비해 부족하다고 여겨졌던 유권자의 심판이란 관문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문 고문은 우선 대선주자로서의 객관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 이른바 '낙동강 벨트'의 선두 주자로 나서 민주당의 불모지격인 부산ㆍ경남(PK)의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비록 민주당 후보의 당선자를 많이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새누리당 일색이었던 PK지역 민심의 흐름을 어느 정도 우호적으로 바꿔 놓았다는 점은 인정된다. 그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 불렸던 문 고문이 이번 총선을 계기로 '정치인 문재인'으로 자립하며 성공적으로 변모한 셈이다.

야권 전체로 볼 때도 문 고문의 정치적 입지는 상당히 강화될 전망이다. 우선 전반적으로 친노(親盧)진영의 세가 공고해졌다. 당내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 것이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논란에 따른 야권연대 위기 상황 때 중재에 나서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낸 점도 재평가될 수 있다. 대선까지 별다른 잡음 없이 공동 전선을 유지해야 하는 게 야권의 최대 과제란 점에서다.

하지만 문 고문은 일정한 한계도 노정했다. 우선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와 예상만큼의 격차를 내지 못한데다 기대만큼의 동반 당선자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새누리당 텃밭 지역에서 '노풍'(盧風ㆍ노무현바람)을 일으켜 상당수 후보를 당선시키겠다는 당초 목표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이다.

문 고문은 당분간은 눈에 띄는 대선 행보를 시작하진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총선이란 큰 고비를 넘어선 만큼 이제는 대선을 향해 야권 전체가 전열을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라는 게 문 고문의 생각"이라며 "본격적인 후보 경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대선 캠프를 꾸리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분간은 야권연대 상황을 관리하면서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총선 이후 대선행보에 본격 나설 것임을 공언한 손학규 전 대표와는 대비된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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