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휴식으로 원기를 회복한 대한항공이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新)괴물' 네맥 마틴(28)이 그 중심에 섰다. 현대캐피탈과 플레이오프부터 오른 어깨 통증을 호소해왔던 라이트 마틴은 부상 부위를 테이핑으로 완전 무장했다. 삼성화재와 챔피언 결정전 1,2차전에서 마음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자 마틴은 고국 슬로바키아에서 공수한 '맞춤형' 팔 보호대(팔목 위부터 팔뚝 아래까지 덮음)를 착용하고 나섰다. 피로회복이 빨리 되는 효과를 기대했다. 이처럼 휴식과 팔 보호대 효과는 '무쇠팔'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마틴은 11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12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39점을 폭발시키며 3-1(25-21 25-18 22-25 25-23) 승리를 이끌었다. 블로킹에서 본인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인 6개를 기록했고, 64.7%의 높은 공격성공률로 가빈(28점ㆍ공격성공률 41%)을 압도했다. 대한항공은 마틴의 맹활약과 블로킹 우위(18-13)를 앞세워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오던 챔피언 결정전 6연패 사슬을 끊었다. 2패 뒤 벼랑 끝 승부에서 1승을 챙긴 대한항공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벌인다.
마틴은 1세트에만 상대 주포 가빈의 스파이크를 3개나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19-16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마틴은 가빈의 고공강타를 막아냈다. 마틴의 철벽 블로킹에 가빈이 흔들리면서 대한항공은 1세트를 손쉽게 가져왔다. 2세트에도 대한항공의 블로킹이 빛났다. 대한항공은 14-12로 근소한 리드 상황에서 곽승석과 진상헌의 연속 블로킹으로 점수 차를 벌리며 세트스코어 2-0으로 만들었다.
3세트를 아쉽게 내준 대한항공은 4세트부터 다시 앞서 나갔다. 승부처에서 해결사 마틴의 활약이 눈부셨다. 대한항공이 22-18로 쫓기자 마틴은 네트에 바싹 붙은 어려운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또 24-23의 위기에서도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 중 오른손으로는 하이파이브도 자제했던 마틴은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오른손을 아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어깨 통증이 있는데도 본인이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지가 강하다"며 마틴을 칭찬했다. 이어 그는 "한선수의 토스워크가 포스트시즌 동안에 가장 좋았던 경기다. 정규리그에서 좋았던 모습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대전(5차전)까지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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