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모양이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부진했던 다르빗슈 유(26∙텍사스)에게 혹평이 쏟아졌다.
미국 CBS 텍사스 지역 네트워크인 CBS DFW는 11일(한국시간) "박찬호 이후 최고의 거품처럼 보였다"고 조롱했다. 다르빗슈는 지난 10일 시애틀과의 첫 등판에서 5.2이닝 동안 8안타 4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1억달러의 사나이'가 고개를 들 수 없는 성적표다.
현지 언론으로선 '박찬호 악몽'이 떠오를 수 있다. 박찬호는 2001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텍사스와 5년간 6,500만달러(약 741억원)의 대형 계약을 했다. 그러나 2002년 4월2일 첫 등판에서 5이닝 2홈런을 포함해 6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첫 테이프를 잘못 끊은 박찬호는 텍사스에서 4년간 22승23패 평균자책점 5.79로 맥을 못췄다.
다르빗슈 역시 출발이 좋지 않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5㎞까지 나왔지만 제구가 형편 없었다. 볼넷을 4개나 내줬다.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다. 특히 1회에만 10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4실점했다. USA 투데이는 "시작부터 거칠었다"고 지적했고, ESPN은 "영입 자금 1억700만달러가 아깝다. 기대는 컸지만 제구력이 형편 없었다"고 혹평했다.
다르빗슈는 데뷔전에서 난타를 당했지만 팀 타선이 폭발한 덕에 쑥스러운 첫 승을 챙겼다. 그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미안했다. 몸은 승부를 걸고 싶었는데 마음과 몸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일본 야구와 메이저리그의 수준 차이를 느낀 한 판"이었다고 덧붙였다.
놀란 라이언 텍사스 사장은 다르빗슈의 투구를 지켜본 뒤 "올해는 적응 기간이다. 과도한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며 "좋은 경험을 쌓는다면 선발의 기둥으로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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