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해군 함정과 중국 초계정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이틀째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해군이 전날 남중국해에서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선원들을 체포하려 하자, 중국 초계정이 이를 저지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필리핀 함정이 중국 영해를 불법 침입한 것”이라고 맞섰다. 양국은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기로 했지만, 영유권 분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외교부는 이날 “함정 그레고리오 델 필라호가 10일 불법 조업중이던 중국 어선 8척의 선원들을 체포하려 했는데, 중국 초계정이 영해로 들어와 이를 막아서면서 양측이 대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필리핀 해군 초계기는 8일 루손섬 서부 해안에서 124해리(229㎞) 떨어진 남중국해 스카보러쇼얼(중국명 후앙얀섬) 앞바다 해역에 정박 중이던 중국 어선들을 발견, 함정을 출동시켰다.
앨버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교장관은 마커칭(馬克卿) 중국 대사를 불러 중국 어선의 조업 지역이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인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 대사는 자국 영유권이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던 양측은 결국 접점을 찾지 못하고, 외교적으로 갈등을 해결한다는 원칙에만 합의했다. 델 로사리오 장관은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시각차를 확인했다”며 “(중국의) 도전을 받는다면, 주권을 지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과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와 스카보러쇼얼 지역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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