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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이 전한 동창리 발사장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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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이 전한 동창리 발사장 르포

입력
2012.04.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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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열차가 지도에도 없는 산 속의 선로를 달려 종점에 도착하자 능선 저편 녹색의 대형 발사대에 은하 3호의 흰색 본체가 삐죽 솟아 있었다.”

교도(共同)통신이 10일 북한이 공개한 동창리 발사장의 출발부터 도착까지의 상세한 과정을 ‘현실감 없는 우주대국 북한, 동창리 위성발사장’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통신에 따르면 취재단은 북한이 마련한 15량의 침대열차를 타고 이날 평양 룡성역을 출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정차해있는 곳으로 알려진 역이다. 중국과 북한의 경계지역인 동창리는 평양에서 육로로 200㎞ 거리인데, 선로사정이 나빠서인지 저속으로 달려 5시간이 걸렸다.

종착역 플랫폼에는 역 이름 표시가 없었다. 눈 앞에는 미국 등이 정찰위성으로 철저히 감시하는 조립시설이 놓여 있었다. 맨 처음 안내된 시설 1층에는 북한이 첫 실용위성이라고 자랑하는 광명성 3호가 바퀴가 달린 하얀 선단 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었다.

발사대에서는 은하 3호의 연결부와 최하단을 중심으로 기술자들이 최종점검을 하고 있었다. 발사장이 외부와 격리돼 있어서인지 경비를 서는 군인들은 예상외로 적었다. 조립에서 발사, 자세 제어를 총괄하는 종합지휘소 입구에는 2008년 7월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이 현장지도 했다고 적은 현판이 걸려 있었다.

통신은 “관제센터의 관계자들은 목제 테이블에 앉아 탁상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비현실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전했다.

취재 과정에서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북한 주민들이 식량문제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거액을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발사대를 안내하던 장명진 총책임자는 “다른 나라로부터 쌀을 받아 일시적으로 버틸 수 있다고 해서 발전을 포기한다면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며 정색하고 반론했다. 이에 당국자로 보이는 남성이 “대화가 미묘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서둘러 질의응답을 끝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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