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하기로 한 인공위성이 실용위성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 현장에서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면밀히 검토한 위성전문가 제임스 오버그는 광명성 3호의 형태와 관리의 열악함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북한이 외신기자 70여명을 동창리 발사장으로 데려가 광명성 3호와 로켓 추진체인 은하 3호를 공개할 때 미국 NBC방송 취재진과 동행했다.
오버그는 9일 NBC 인터뷰에서 "인공위성이라면 먼지가 묻는 것을 피하기 위해 클린룸에 보관해야 하고 발사를 하려면 이미 로켓에 장착돼 있어야 하는데 광명성 3호는 어떤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북한 측이 인공위성이 있는 방 안으로 기자들을 들여보낼 때 함께 들어가 위성을 손으로 직접 만졌다는 오버그는 "인공위성은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우주에서 과열현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접촉이나 호흡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돼야 한다"며 "그러나 북한의 위성은 전혀 보호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공위성의 부스터 부분이 너무 커 통상적인 위성 형태와 달랐다"며 "(북한 측에) 위성이 가짜가 아닌지 계속 물어봤다"고 전했다.
인공위성의 중량에서도 의심스러운 점이 발견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마토가와 야스노리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명예교수가 광명성 3호의 무게가 100㎏ 밖에 안 된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 위성으로 가능한 관측은 한정적"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야스노리 교수는 "(광명성 3호가) 히가시오사카 우주개발협동조합이 극궤도에 발사한 마이도 1호(50㎏)와 거의 같은 급"이라며 "최근 위성의 소형화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이 사이즈에 고도의 센서를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라로 지구 사진을 1장 정도 찍어 지상에 보낸 뒤 실험 성공이라고 대대적으로 공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버그는 로켓 추진체인 은하 3호에 대해 2009년 발사했던 은하 2호보다 중량이 커지고 외관도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의 로켓발사 통제실은 내가 이제까지 본 것과 유사했으며 가짜라고 하기에는 너무 정교했다"고 말했다. 은하 3호와 관련, 오버그는 "무기는 아니지만 간단하게 무기로 전환할 수 있다"며 "북한이 다른 곳으로부터 얼마든지 기상 자료를 받을 수 있는데도 많은 돈을 들여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목적은 다른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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