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오늘 노동당 최고 의결기구인 당 대회에 버금가는 당 대표자회를 시작으로 중요한 정치행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13일에는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소집이 예정돼 있고, 김일성 탄생 100주기인 15일 강성대국 선포를 포함한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치러진다. 12~16일에는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발사가 예고돼 있다. 북한은 이 같은 대형 이벤트를 통해 김정은 체제 구축 절차를 마무리하고 '김정은의 북한'출범을 대내외에 선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0년 9월에 열린 3차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다. 김정일 사망 후 처음 열리는 오늘 당 대표자회에서는 김정은이 북한 권력의 정점인 당 총비서직에 오를 것이 거의 확실하다. 13일의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되면 직위와 제도 상으로 권력승계가 완전히 마무리된다. 정치국 상무위원 충원 등 김정은 시대 권력 재배치와 세대교체 내용도 관심거리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력에도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를 강행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 공식 출범과 강성대국 선포에 맞춰 내부결속과 체제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명백히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각국이 한 목소리로 경고했듯이 국제사회의 추가적인 제재가 불가피하고, 미국의 영양지원 등을 약속한 북ㆍ미 2ㆍ29 합의는 휴지조각이 된다. 외교와 경제적으로 한층 심한 고립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행위다.
북한은 한 술 더 떠 제3차 핵실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미 두 차례 핵실험을 했던 함북 길주 핵 시험장에서 핵실험을 위한 막바지 작업 흔적이 포착됐다고 한다. 2006, 2009년 각각 장거리 로켓 발사 후 핵실험을 강행했던 북한이다. 이번에도 같은 수순을 밟는다면 한반도는 걷잡을 수 없는 긴장상태에 빠져 들 것이다. 갓 출범한 김정은 체제가 스스로 감당 못할 사태를 초래할 모험을 감행할 만큼 어리석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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