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메이저마라톤대회(보스턴, 런던, 베를린, 시카고, 뉴욕)가 이번 주부터 본격 기지개를 켠다.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116회 보스턴마라톤이 15일(이하 한국시간) 첫 테이프를 끊는다. 22일에는 런던마라톤이 뒤를 잇는다. 보스턴 마라톤이 열리는 날 대서양 건너편에선 로테르담 마라톤이 열린다. 로테르담 마라톤은 메이저대회는 아니지만 평탄한 코스로 기록의 산실로 유명하다. 이들 3개 대회는 7월 런던올림픽을 석 달 앞두고 펼치는 최후의 레이스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런던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기 위해 케냐의 마라톤 철각들에게 비상등이 켜졌다.
런던 올림픽 마라톤 출전권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A기준기록(남자 2시간15분00초ㆍ2011년 1월~2012년 7월8일까지) 통과자에 한해 국가당 3장이 걸려있다. 한국의 경우 정진혁(22ㆍ건국대)과 이두행(31ㆍ고양시청)이 각각 서울국제마라톤과 대구 국제마라톤대회를 통해 확보했고, 나머지 1장을 놓고 백승호(22ㆍ건국대)가 이번 주말 일본에서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하지만 마라톤 초강대국 케냐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전 세계 마라톤 대회를 휩쓰는 풍부한 자원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실제 역대 2시간 4분대로 골인한 13명 가운데 케냐가 9명, 에티오피아가 4명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록(공인ㆍ비공인 포함)만 놓고 보면 11명이 2시간 5분대(3분대 4명ㆍ4분대 1명)로 골인했는데 전원이 케냐인이었다.
이쯤 되면 케냐에서 올림픽 마라톤 출전권을 손에 넣기 위해선 2시간 3분대로 골인해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을 정도다.
지난해 보스턴 마라톤에서 2시간3분2초를 찍어 비공인 세계최고기록을 갈아치운 제프리 무타이(31)도 예외가 아니다. 무타이는 이번 보스턴마라톤에 '목숨'을 걸었다. 케냐에서 훈련중인 무타이는 9일 미국언론과 인터뷰에서 "기록 경신은 우선 목표가 아니다. 런던행 티켓만 손에 넣으면 된다"라며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케냐 육상연맹은 이달 말까지 기록 순으로 마라톤 대표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타이와 모제스 모솝(27ㆍ비공인 2시간3분6초), 패트릭 마카우(27ㆍ이하 공인 2시간3분38초), 윌슨 킵상(30ㆍ2시간3분42초), 엠마누엘 무타이(28ㆍ2시간4분40초), 아벨 키루이(30ㆍ2시간5분4초) 등 6명의 초특급 마라토너들이 최종후보 명단에 올랐으나 누가 선발될지 장담할 수 없다. 이들에게 1~2분은 대회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모솝은 로테르담 마라톤에 나선다. 모솝은 로테르담에서 세계기록 경신과 올림픽 출전티켓 '두 토끼'를 노린다. 2009년 베를린,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을 잇달아 석권한 키루이와 프랑크푸르트 마라톤을 2연패한 킵상은 22일 런던마라톤을 정조준 한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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