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11총선 판세를 두고 여야 정당은 물론 전문가들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제1당에 대한 전망과 핵심 변수 분석까지 제각각이다. 특히 수도권 초접전 경합지가 30~40개로 추정되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대혼전 속에서 자칫 대규모 쏠림 현상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양당이 막판 변수인 불법사찰과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안개 속 수도권 싸움
한국일보가 9일 여론조사 전문가 및 정치평론가 등 10인에게 총선 전망에 대해 질문한 결과 민주당은 평균 135~140석을 얻어 새누리당(132~136석)보다 다소 앞설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28일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의석 전망치인 133~138, 130~135석과 대체로 비슷한 흐름이다.
하지만 1당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5명이 민주당이 5~10석 차이로 1당이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3명은 새누리당이 2~10석 차이로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2명은 일방의 승리를 점치지 못했다. 통합진보당의 예상 의석(10~15석)까지 합칠 경우 여소야대 정국이 될 것이란 전망에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수도권이 이번 선거의 분수령이라는 데도 이견은 없다. 배종찬 리서치&리서치 조사본부장은 "새누리당 40석, 민주당 70석 기준으로 수도권 판세가 갈리지만 새누리당이 40석을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인상 P&C정책개발원 대표는 "민주당이 서울에서 20석 정도 차이로 새누리당을 이기는 등 수도권에서 약진해 전국적으로 10석 정도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권심판론 대 막말 파문
막판 변수에 대해서는 견해가 극명하게 갈렸다. "불법사찰 파문이 정권 심판론을 부추기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민주당에 악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팽팽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후보의 발언은 노인 지지층을 깎아먹고 종교계마저 등돌리게 했다"며 "민주당이 불법사찰이란 무기로 공격하다가 김 후보 때문에 수류탄을 자기 진영에 떨어뜨린 형국을 맞았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과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도 "김 후보 파문으로 정권 심판론의 기대 효과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익명의 여론조사 전문가는 "막말 파문은 김 후보 개인의 지지율을 주춤거리게 하는 한편 수도권과 강원ㆍ충청권의 민주당 후보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30~40대 여성 지지층의 이탈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부활절 주간 행사 때 수도권 일부 교회에서 김 후보 막말 동영상을 일제히 상영하면서 지지율이 5% 이상 떨어졌다는 민주당 후보들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미 선거 구도는 정해졌고 지지층 결집이 끝났기 때문에 파문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는 "김 후보 변수는 일종의 노이즈로 인근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힘들다"며 "정권 심판이라는 큰 구도는 바뀌지 않을 것"고 말했다. 이근형 윈지코리아 대표와 홍형식 한길리서치 연구소장은 "김 후보 파문으로 보수층이 결집하고 있지만 민주당 기존 지지층 결집 효과도 있어 서로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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